한국투자증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지연 가능성에 주가 부진”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08 09:41 수정일 2022-02-08 10:25 발행일 2022-02-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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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8일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의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개편을 미루기 어렵다”며 3가지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김진우 한투증권 연구원은 “첫째는 현대모비스를 분할한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라며 “이는 과거 사례의 개선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대주주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으나 단점은 시간이 다소 오래 소요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으로는 현대차, 현대모비스를 각각 존속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존속회사는 존속회사끼리, 사업회사는 사업회사끼리 합병하는 방식”이라며 “장점은 사업구조가 보다 효율적으로 변할 수 있지만 단점은 구조가 복잡해지고 대주주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현대모비스의 분할 없이 대주주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김 연구원은 “대주주가 보유 계열사 지분을 현물출자해 참여하는 방식”이라며 “장점은 간단하고 빠르게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으나 단점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명분과 현물출자에 따른 양도소득세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김진우 연구원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제약조건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없으므로 차선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다만, 이익 증가와 주주환원 확대로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여건은 과거보다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주주는 보유 지분과 보유 현금을 최대한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이 중 보유 현금은 계열사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를 통한 순환출자 해소에 쓰이겠으며, 어느 방향이든 다른 주주의 이해관계를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는 지배구조 개편 장기화가 달갑지 않다”며 “그룹 내부거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대주주 지분 취득을 앞두고 수익성 극대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주가도 단기간 내 지배구조 개편이 없을 것이라는 관점이 반영돼있으며, 당분간 변동성이 낮은 본업보다 지배구조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 주가 역시 지배구조 개편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부진하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투자심리는 본업 펀더멘털보다 그룹 이슈에 더 민감하다”며 “올해 관건은 신사업 투자의 속도에 달려있으며 올해 초 대주주의 지분 매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향후 신규 투자 및 주주가치 제고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