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시장 편입, 호재 맞나?…자금유출·공매도 우려 ‘솔솔’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06 10:07 수정일 2022-05-08 14:08 발행일 2022-02-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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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경제연구원, KB증권)

정부가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선진시장 편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편입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앞서 선진시장에 편입 시 코스피가 40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으나 국내 증시가 속해있는 신흥시장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이 선진시장 편입으로 예상되는 자금 유입 규모보다 크다는 반박 의견이 나왔다.

게다가 선진시장 편입을 위해 공매도 재개 시점이 빨라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증시의 MSCI 선진시장 편입을 위해 공매도 전면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다시 매수해 차익을 얻는 매매방식이다.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지난 2020년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뒤 지난해부터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들을 대상으로 공매도 금지를 해제했다.

정부가 국내 증시의 MSCI 선진시장 편입을 위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면 단기적으로 수급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정부의 목표대로 한국 증시가 오는 6월 MSCI 선진시장 편입 관찰국 목록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상반기 중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하며, 늦어도 5월에는 시행해야 한다”며 “대통령 선거와 취임까지 고려하면 이달 중 공매도 재개가 결정되고 3~4월 중에는 공매도 전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전면 재개 사례를 보면 공매도 재개 직후 1개월 내외로 주식시장이 조정받거나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물론 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겠으나, 그것은 빨라야 2년 후이며 당장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현재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공매도가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외 종목에 대한 충격만 가늠해보면 될 것”이라며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 코스닥보다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진시장 편입 효과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MSCI 선진지수의 편입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약 159억~547억달러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19조5000억~65조4000억원이다. 이 경우 코스피는 3418~4035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MSCI 선진시장 편입으로 오히려 추종 자금이 약 28억달러 유출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화투자증권 박은석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에는 MSCI 신흥시장 ETF를 통해 약 134억4000만달러의 추종 자금이 유입돼있는데, MSCI 선진시장에 편입되면 이들은 모두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대신 MSCI 선진시장을 추종하는 ETF를 통해 추종 자금은 다시 유입되는데, 한국이 MSCI 선진시장 ETF에서 약 5.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가정하면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규모는 약 106억2000만달러”라며 “결과적으로 선진시장 ETF 추종자금이 신흥시장보다 작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 추종자금은 유출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과거 이스라엘과 그리스의 선진시장 편입 사례를 볼 때 국내 증시가 MSCI 선진시장에 편입될 경우 신흥시장에 편입된 국내 소형주의 비중을 줄이고 대형주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인환 연구원도 “MSCI 선진시장 편입에 따른 추종 자금의 오차 범위가 매우 크다는 한계가 있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본다면 MSCI 선진시장 편입 시 다른 국가들의 신흥시장 편입에 따른 비중 축소 여파를 경험할 위험이 적다”고 밝혔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