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시니어] 가파도는 힐링의 섬이다

임병량 명예기자
입력일 2022-01-20 15:43 수정일 2022-01-20 15:43 발행일 2022-01-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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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89만여 ㎡(27만여 평) 면적의 가파도(제주 서귀포시), 마라도보다 2.5배나 크지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관광객들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조용한 섬을 찾다 보니 알려진 곳입니다. 지금은 마라도나 우도보다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4~5월 청보리 축제는 유명합니다”라고 오지은 가이드가 설명했다.

지난 9일 오후 가파도 선착장은 여행객의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졌다. 해안선 길이가 4.2㎞, 자전거를 대여하는 곳도 있지만, 해변을 따라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했다. ‘가파도(갚아도) 좋고 마라도(말아도) 좋고’라는 말은 빚을 돌려받기가 어려울 정도로 외진 곳에 있다는 데서 유래한 제주도 속담이라고 한다.

인구 200여 명에 초등학교가 있지만, 학생 수는 8명뿐이다. 마을 담벼락에는 관광객에게 알리는 벽화와 글이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의 자리돔과 멸치, 방어잡이의 원조는 가파도다. 가파도의 암초는 큰비와 태풍을 안전하게 막아주고 있다. 제주 5개의 섬 중에 샘물이 솟는 곳은 가파도뿐이다. 느린 걸음이 어울리는 섬으로 제주 남쪽 바다에 낮게 서 있다. 편하게 걷고 호흡하며 힐링하기 좋은 섬이다. 이런 내용이 담벼락에 쓰여있다.

관광객들은 해안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낯선 사람들이지만, 가까운 이웃 관계처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마음속에 여행의 긍정 감정과 행복을 담았기 때문이다.

일상의 활력소가 여행이지만, 코로나19가 여행을 막았다. 용인에서 온 70대 실버는 “모처럼 가파도에서 푸른 바다를 보면서 심호흡을 했습니다. 행복과 평화, 건강을 마음껏 들이마셨고 질병과 스트레스는 모두 토해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웃음 지었다.

임병량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