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이재명·윤석열 운명, ‘가족 리스크’에 달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입력일 2021-12-20 13:56 수정일 2022-05-22 18:26 발행일 2021-12-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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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번 대선은 배우자 대선 아니면 아들 대선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대통령 선거일까지 80일이 채 남지 않았지만 대선 판세는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이의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어느 쪽이 우세하게 더 앞선다는 분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깻잎 반장’ 차이의 혈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14~1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누가 다음번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이재명 후보 36%, 윤석열 후보 35%로 나타났다.

선거 여론조사는 추세가 중요하다. 불과 4주 전까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가던 윤 후보의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에게 추월당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지난달 5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결정된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은 치솟았다. 윤석열 컨벤션 효과였고 ‘윤벤션’으로 불리기도 했다. 정권 유지보다 더 높은 정권 교체 여론에 올라탄 윤 후보의 지지율이었다. 그렇지만 김종인과 이준석 두 인물과 갈등을 빚으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지난달 말 가까스로 봉합이 되었지만 그 이후 좀처럼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 때문이다.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이 급속도로 불거지며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되거나 하락세다.

이재명 후보 역시 ‘가족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상승세가 자칫하면 꺾이게 될 판이다. 이 후보의 아들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여러 차례 도박을 한 혐의가 드러났고 마사지업소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사지 업소 방문 후 기록한 글의 내용에 의해 성매매 의혹까지 따라 붙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 후보 부부가 아들에게 5000만 원을 증여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돈의 출처가 어디이고 이 돈이 아들의 도박에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의심받는 상황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선대위 총괄상임위원장은 ‘후보자를 뽑는 선거이지 배우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건희씨의 각종 의혹이 결혼 전 일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한편 이 후보의 아들 파행에 대해 ‘20대는 좌충우돌이고 부모가 어떻게 자식의 개인사까지 다 알겠느냐’고 감싸고도는 반응까지 나온다. 과연 그럴까.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을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로 인식하고 있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평가를 하는데 있어 배우자와 가족 역시 예외가 아니다.

‘가족 리스크’가 봇물처럼 터지는 대선 전장에서 후보자의 태도는 더 큰 문제다. 대통령이 될 지도 모를 유력 후보의 의혹 해명은 신속해야 하고 충분해야 하며 정확해야 한다. 윤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씨의 무조건적인 대변인이 아니다. 유권자가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려운 참담한 의혹과 논란에 대해 김건희씨가 직접 정확하고 충분하게 해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윤 후보의 지지율에 되돌리기 힘든 타격이 예상된다. 이재명 후보 또한 다르지 않다. 자식의 의혹이라고 방어에 급급하면 더 큰 논란으로 번지게 된다. 유력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유권자의 짜증과 분노를 폭증시킬 정도로 암담한 수준이다. 유권자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줄 정도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대선 운명은 바로 ‘가족 리스크’에 달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