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사-은행] '포스트 김정태' 누구?… 권광석 은행장 연임 '파란불'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2-01 11:06 수정일 2021-12-14 14:08 발행일 2021-12-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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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우리은행

금융권 최고의사 결정자들의 임기만료가 다가오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부터, 외국계 보험사, 기업형 카드사 CEO들이 대상이다. 특히 올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대통령 선거, 회사 내규 등 다양한 경우의 수도 존재해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포스트 김정태’를 놓고 차기 주자들의 이름이 다수 거론 된다. 국민은행은 이재근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선임한 가운데,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에 관심이 쏠린다. 권 행장 코로나19에도 은행의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를 받는다.

◇ ‘포스트 김정태’ 누구...함영주 부회장 앞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내년 3월 돌아오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다. 김 회장은 앞서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1952년생인 김 회장의 경우 내년에 만 70세가 되기 때문에 이 규정에 걸리게 된다.

그는 지난 2012년 3월 취임 후 2015년(3년), 2018년(3년), 올해(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연임 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상황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1년의 임기기간을 강조하기도 했다.

차기 승계 구도에서 가장 유리한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물은 함영주 부회장이다. 조직 장악력, 성과 측면에서 가장 우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법적인 리스크도 일부 덜어내며 ‘포스트 김정태’ 우선 순위로 꼽힌다.

함 부회장은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행정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또 하나은행장 시절 채용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하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점이 비슷한 사례로 묶이는 함 부회장의 재판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밖에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도 차기 승계구도에서 이름이 거론된다.

◇ 김기홍 회장 올해 고속 성장 견인...연임 가능성 커
김기홍 JB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사진)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 회장 취임 후 JB금융그룹이 눈에 띄는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J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12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인 3635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은행·보험·자산운용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갖춘 김 회장의 능력이 JB금융의 중장기 성장세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JB금융의 양대축인 전북은행, 광주은행의 서한국 행장과, 송종욱 행장도 올해 3월 신규·재선임되면서 김 회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에 집중하는 ‘내실경영’의 김 회장의 경영이념이 양대 은행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3분기 누적 순이익 1195억, 1633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7%, 18.6% 증가하며 그룹의 이익 성장에 기여했다.

◇ 국민은행 이재근 부행장 추천...허인 행장 지주 부회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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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

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추천했다. 대추위는 지난 10월 27일부터 사전 검증된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기준과 절차를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 4년간 은행장직을 맡아온 허인 은행장은 12월 임기 만료 후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다.

이재근 부행장은 영업그룹대표(이사부행장)와 경영기획그룹 대표(전무),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그룹 내 주요 핵심직무를 맡았다. 다양한 경험으로 고객과 시장, 영업현장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부행장은 그룹의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협의체인 경영관리위원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권광석 은행장 3연임, 민영화가 변수될까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경우 새로운 변수가 생기면서, 3연임에 성공할지가 관심사다. 권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1년 단위의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이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주주 구성이 바뀌어 권 행장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4% 이상 지분을 획득한 주주에게 사외이사 1인 추가 추천권이 부여돼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구성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진그룹 계열 사모펀드(PEF)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4%를 인수해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진 상태다. 유진PE가 사외이사 추천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지배력을 강화하려 할 경우 권 행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재임 기간 동안 우리은행의 실적을 급성장 시켰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은 1조98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5%나 증가했다. 특히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수습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 점이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만약 권 행장이 연임에 실패한다면, 차기 행장으로는 그룹 내 2인자로 꼽히는 이원덕 수석부사장이 꼽힌다. 이 부사장은 지주 ‘업무총괄’ 담당으로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기도 하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