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사-증권] "최대실적" 10대 증권사 CEO 연임 가능성↑…펀드사태 여진은 변수

이은혜 기자,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1-12-06 09:23 수정일 2021-12-07 10:58 발행일 2021-12-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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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증권사
왼쪽 위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신임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성현·박정림 KB증권 공동대표, 왼쪽 아래부터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진=각 사)

10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들의 임기가 올해 말에서 내년 3월 만료됨에 따라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반적으로 증권사들마다 올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눈에 띄는 영업실적을 거둔 만큼 대부분 수장들이 자리를 지켜낼 것으로 업계안팎에서는 본다. 몇 몇 CEO들은 ‘펀드사태’에도 불구하고 실적호조와 적극적인 펀드사태 해결 움직임 등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크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10대 증권사 중 올해 연말 CEO의 임기 만료가 예정된 증권사는 KB증권, 신한금융투자이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이다.

우선 미래에셋그룹의 창업멤버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했다. 최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최초로 전문경영인이 회장직에 오른 사례다. 최 회장은 2016년 이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 과정에서 지휘봉을 잡은 후 고객예탁자산 400조원,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그룹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회장 승진후에도 미래에셋증권을 직접 경영할 가능성이 높다.

매년 인사를 단행하는 한국투자증권도 정일문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조639억원으로 전년 동기(4811억원) 대비 121.1% 늘었으며, 순이익도 1조2053억원으로 전년(4211억원) 대비 186.2% 늘었다.

정 대표는 올해 6월 부실 사모펀드 판매금액 약 1584억원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2분기에 약 6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이익을 쌓아 ‘실적’과 ‘신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연임에 성공하면 4연임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공동대표도 두 번째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두 대표는 지난 2018년 말 공동 취임해 각각 자산관리(WM)·세일즈앤트레이딩(S&T), 투자은행(IB) 부문을 3년간 이끌고 있다. 현재 두 대표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 결정이 남아있지만, 업계에서는 KB증권의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두 대표의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05% 증가한 7295억원, 순이익은 58.57% 증가한 5474억원이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올해 4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최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2024년까지 대표이사직을 이어가게 된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5932억원을 거둔 만큼 네 번째 연임도 어렵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최 대표는 올해 6월 서울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사업의 공동 주관사로 나서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 부임 이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역시 취임 이후 위기 대응자세에 대한 평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이 유력하다. 오 대표는 취임 이후 지난해 6월 라임자산운용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손실액의 30%를 선지급하는 자발적 보상안을 내놓았다. 올 8월에는 금융감독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최대 80% 수준의 배상안을 수용하는 등 금융 소비자 신뢰회복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부임 이후 견조한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연임이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한 3675억원이다. 게다가 이 사장은 취임 이후 라임펀드·젠투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를 수습을 도맡아온 만큼 연임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2018년부터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정영채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정 사장은 옵티머스 사태로 지난달 국정감사에 참석해 거취 문제에 대해 대주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올 3분기 실적이 1조원을 넘은 만큼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편, 10대 증권사 중 지난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올해 3월 3년 임기로 재선임됐으며, 올해 초 선임된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의 임기는 2년이다. 2018년 부임한 이현 키움증권 대표도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하며 앞으로 3년간 회사를 더 이끈다.

이은혜·안동이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