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시니어] 농촌 일손 돕기가 절실히 필요한 가을철

임병량 명예기자
입력일 2021-11-04 14:46 수정일 2021-11-04 14:47 발행일 2021-11-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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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량기자
임병량 명예기자
나이가 들어 보람 있게 살아가는 삶이 존경스럽다. 봉사활동이 그 중 하나다. 가을은 농촌이 가장 바쁜 농산물 수확 시기다. 도시민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휴일에는 가족과 함께 나들이 겸 농촌 고령자들의 일손을 돕는 삶이 연계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는 농업을 배울 기회와 체험 학습장이다.

군포시자원봉사센터는 지난 10월 19일부터 3일간, 매일 자원봉사 40여 명이 포천 농가에서 일손 돕기를 했다.

일상이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시대가 됐지만, 가을에 농산물 수확은 사람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봉사자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따라 전원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철저한 소독과 예방접종 완료한 봉사자만 참석, 방역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했다.

관광버스 두 대로 나눠 20명씩 탑승했다. 날씨는 흐렸지만, 봉사자들의 마음은 맑았다. 봉사는 긍정의 마음과 정서까지 순화해서 행복감을 준다. 집안에 갇혀 있다가 모처럼 고속도로에 나오니 할 말이 많아졌다. 도로가 한산해서 예상했던 시간 7시 30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구리 포천 요금소를 목전에 두고 갑자기 우리가 타고 있는 대형버스에서 펑 소리에 탑승자들은 깜짝 놀랐다. 버스 뒷바퀴가 터진 것이다. 버스는 서서히 요금소를 빠져나와 한쪽으로 정차할 무렵 또 한 번의 굉음 소리가 우리들의 가슴을 후려쳤다.

모두가 놀라서 소지품을 챙겨 밖으로 뛰쳐나왔다. 차량은 순식간에 검은 연기를 내며 불길이 솟았다. 뉴스에서 봤던 내용이 현실로 나타났다. 인명사고 없이 순간의 대처에 안도감에 감사했다. 사고 수습은 119 와 요금소 직원이 담당했고 봉사자들은 2호 차에 합승해서 목적지 과수원에 도착하니 오전 8시쯤, 사고 소식을 뒤로하고 일손 돕기 과수원에 모였다.

미리내 농원 추 대표는 7년 전에 이곳으로 귀농해 과수원(사과·대추) 1만 5000㎡(약 4500평)를 경작하고 있다. 부인은 오랫동안 과수원 생활을 몸으로 익힌 실력파다. 미리내 농원은 체험학습지로 알려져 있다.

“사과밭은 유기농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껍질째 먹을 수 있습니다. 아리수 사과는 대부분 인터넷이나 체험장에서 소비됩니다. 오는 11월에는 사과 품종 중 부사 수확기로 나들이객들이 체험하면서 소비자와 직거래가 이뤄집니다. 저의 과수원은 모양보다는 맛으로 상품 가치와 경쟁력을 높입니다. 시식했던 사과는 아리수였습니다”라고 담당자는 말했다.

봉사자들은 모처럼 포천의 농촌 들녘을 바라보면서 가을의 정취를 느꼈다. 아침, 점심, 새참을 먹으면서 어린 시절 농촌을 머리에 그렸다. 그때는 이렇게 논두렁 밭두렁에서 먹었다. “도시민이 농부의 일손을 돕는 일은 도농 간의 상생이다. 농촌이 고령사회가 되어 가을 수확기에는 더욱더 일손이 부족합니다. 도시민 봉사자들이 농촌 돕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농민들은 봉사자들의 일손을 간절히 기다립니다”라고 70대 봉사자가 말했다.

봉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봉사를 통해 정신력이 향상되고 영혼까지 맑아졌다. 닫혀 있던 마음 문이 열리고 건강도 좋아졌다. 내 주장보다 상대방을 배려한 마음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겸손해졌다. 봉사했더니 얻은 것이 더 많았다”고 하면서 다음 봉사 날을 기약했다.

임병량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