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자영업자가 넘쳐나는 이유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입력일 2021-11-03 14:07 수정일 2021-11-12 22:13 발행일 2021-11-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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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통받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그래서 지난 3월 국세청은 696만명의 자영업자 모두를 올해 세무조사 대상에서 뺀다고 밝혔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불나방’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자영업자에 대한 걱정이 이래저래 많다. 한국자영업연구원 권순우 원장의 지적대로 ‘최저임금 인상→기업수익 악화→고용 축소→가계소득 감소→수요 감소’라는 악순환의 위험을 고려해 균형감 있게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야 했다.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의하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미국 6.3%, 일본 10.0%, 한국 24.6%다.

따라서 자영업자 비중을 미국·일본 수준으로 줄이는 비전이 세워져야 한다. 자영업자가 많은 이유는 산업공동화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제조업 공장이 해외로 빠져 나갔다. 2011~2020년 누적치로는 49만1000개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10대 재벌의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었는데 종업원 수는 거의 그대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른 10대 기업 중 1위, 삼성전자의 2011년 매출액은 120조8157억원에 종업원수는 10만1970명이었는데 2020년 매출액은 236조8069억원에 종업원수는 11만1274명(2021년 6월말 기준)이다. 매출은 1.96배 성장했으나 종업원은 거의 그대로다. 5위 현대차도 42조7740억원, 5만7105명이 103조9976억원, 7만641명으로 매출은 2.45배 성장했으나 종업원은 23% 늘었을 뿐이다. 더구나 현대차는 1996년 이후 25년간 국내공장 증설이 없었다.

9위 LG전자도 그렇다. 28조971억원, 3만5286명에서 매출은 63조2620억원으로 늘었으나 종업원 수는 3만9099명으로 제자리다. 10위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정부로부터 극진히 혜택을 받는 한국의 10대 대표기업들이 성장하면서도 모두 해외에 나갔고 국내 일자리 기여가 거의 없었다. 중견·중소기업들도 모두 따라했다. 바로 생산시설 해외 이전,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다.

오프쇼어링만 문제가 아니다. 괴상한 기업문화가 있다. ‘직급정년제’라 할 수 있다. 신입사원 20명이 입사했다. 그 후 4~5년이 지나 12명이 과장이 되면 진급하지 못한 8명은 퇴직후 여기저기 전전하다 자영업자가 된다. 유럽에 가보면 한국과 달리 나이 지긋한 과장을 왕왕 본다. 물론 30대 새파란 부사장도 만난다. 과장 진급 후 5~6년 지나면 그중 7명이 부장이 되고 5명은 퇴직한다. 그 후 3명이 이사가 되면 4명은 퇴직후 자연스레 자영업자가 된다. 자영업자가 끊임없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영업자 중 60~70%는 고배를 든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을까. 바로 리쇼어링(Reshoring), 기업의 자국 U턴 정책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보라.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만이 아니다. 배터리와 반도체 등 타국의 기업까지 미국으로 들어오라 한다. 좋은 일자리와 경제성장과 경제안보 때문이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강력한 리쇼어링 대책을 만들고 직급정년제란 괴상한 기업문화를 바꾸는 정책 대결을 펼치길 기대해본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