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글로벌기업 70∼80곳 세금 낼 것“… 디지털세로 세수 소폭 증가하나

곽진성 기자
입력일 2021-11-01 10:16 수정일 2021-11-01 10:43 발행일 2021-1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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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성과 설명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수행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G20 정상회의 결과 및 성과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디지털세 합의안 도출의 효과로 글로벌기업 70∼80곳 세금 낼 것으로 예상하며, 세수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30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디지털세 합의안을 추인한 것과 관련해 “이번 합의로 인해 한국 정부의 세수가 약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세 합의안에 따르면 일정 매출액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이윤을 올리는 나라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매출발생국 과세권 배분’(필라 1)과 일정 매출액 이상의 글로벌 기업은 세계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15%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도록 하는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필라 2)으로 구성된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필라1에 따라 수천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봤지만, 필라2에 따라 수천억원의 세수도 늘며 종합적으로는 볼 때 세수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라1이 시행되면 우리나라도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을 근거가 마련된다. 다만 필라1에서 세수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거두는 이윤이 워낙 많기 때문으로 읽힌다.

홍 부총리는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 가운데 70, 80개 정도 기업에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을 듯하다”고 봤다. 다만 “현재로서는 해당 기업들의 이익률이 높지 않지만, 거대 플랫폼 사업자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가 거둘 수 있는 세수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중장기적으로는 2025∼2030년 사이에 필라1 세수 효과도 플러스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번 디지털세 합의안에 기업들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세금 액수는 같되, 세금을 내는 곳만 바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번 G20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내년 2월쯤으로 예상되는 재무장관 회의에서 국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슈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