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李 당선도 정권교체라는 여론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21-10-18 14:32 수정일 2022-05-22 18:29 발행일 2021-10-19 19면
인쇄아이콘
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차기 대선 경쟁이 날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되었지만 내우외환이다. 안으로 이낙연 후보 지지층이 결선 투표로 가지 않는 결과에 반발했었고 밖으로 대장동 개발 의혹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5일이면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유력한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다. 이번 대선은 역대 대통령 선거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여당 후보가 결정되었지만 대선판을 뒤흔드는 의혹에 발목이 잡혀 경선 직후지만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대장동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대선판 전체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전되면서 지지율에 부담이 가는 모습이다.

후보 간 초박빙인 대선 판세와 별개로 차기 대선의 성격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국민 여론은 ‘정권 교체’에 무게가 잔뜩 실려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5~7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 성격에 대해 어느 쪽에 더 동의하는지’ 물어보았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 당선’이 52%로 절반을 넘겼다.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 당선’ 응답은 35%로 나왔다. 정권 교체 여론이 정권 유지보다 17%포인트 더 높다. 이 정도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야 합리적인 연결이 가능해진다. 차기 대선의 성격을 물어보는 질문 응답에서 정권 교체 여론이 거의 20%포인트 가까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나 가상대결 질문을 해 본 결과 여야 후보 간 비슷한 수준의 팽팽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권 교체 여론이 후보자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우선 대통령 지지율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5년차 국정 수행 지지율은 대체적으로 40%대 초반 또는 내외로 나오고 있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35% 미만이라면 지난 대선 득표율과 비교되며 ‘레임덕’이라는 평가를 받을 텐데 높은 지지율로 정권 재창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 모두 정권 교체 여론을 오롯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윤 후보는 국정 수행 능력과 자질 면에서, 홍 후보는 본선에서 이길 가능성 측면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 불안감이 남아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통령이 되는 것도 정권 교체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자 중 6%가 이 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과 홍준표 다음으로 높다. 정권 교체와 정권 유지 중에 어느 쪽인지 결정하지 못한 응답 유보층에서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응답이 15%로 후보 중에 가장 높다. 여당 후보인 이 지사에 대해 유의미한 비율로 ‘정권 교체 후보’로 인정하는 응답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정권 교체 여론이 월등하게 높지만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이 압도적이지 않은 이유로 분석된다. 대선이 오징어 게임 내용보다 살벌한 프레임 전쟁으로 더욱더 치열해진다는 차원에서 이 지사를 ‘정권 교체 후보’로 인식하는 결과는 치명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