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뽀빠이가 행복한 이유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입력일 2021-09-30 14:12 수정일 2021-09-30 14:13 발행일 2021-10-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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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우리는 주변 상황이나 여건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불평하거나 좌절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것만이 해결책이라는 관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관점을 바꾸면 결과는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부정의 조건이 긍정으로, 불행의 조건이 행복으로 바뀔 수 있다.

근육과 건강의 상징, 뽀빠이 이상용(78) 씨가 처음부터 건강한 것은 아니었다. 약골로 태어나 5세 때 겨우 걸음마를 할 정도로 허약했고, 느리고 약해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그가 건강체로 거듭난 것은 11세 때부터 맘을 바꿔 열심히 단련한 결과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60년이 넘도록 하루 2시간 운동을 거른 적이 없다. 평생 술과 담배는 물론 커피도 입에 대지 않는다. 약골로 태어났기에 건강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아 건강관리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가 약골로 태어난 것은 분명 불운이고 불행의 조건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낳아준 부모를 원망하고 자신을 비관하며 평생을 불행하게 살았을 것이다. 그는 오히려 불행의 조건을 건강을 위한 행복의 기회로 활용했다.

그렇다, 우리 인생에는 행복과 불행이라는 두 가지의 길이 있지만, 경계는 바로 관점의 차이다.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은퇴 후에도 그렇다. 하던 일을 그만두는 위기로 걱정할 게 아니다. 새로운 일을 하는 기회로 관점을 바꾸면 인생 2막은 희망에 부풀고 행복해진다.

한창 국민 MC로 잘 나가던 그가 횡령 혐의를 받고 나락에 떨어졌다. 석 달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명예회복에는 10년이 더 걸렸다. 한때 자살을 떠올릴 만큼 극심한 경제적 고통과 정신적으로 피폐한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억울하기보다는 하늘에서 큰 시련을 주었다고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말한다. 지금 코로나로 잠시 주춤하지만, 강연 활동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한다. 그때 깨달은 인생의 지혜를 강연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오히려 미래를 위한 시련이라는 행복의 조건으로 받아들였기에 오늘의 그가 존재한다.

그는 액티브 시니어의 전형이다. 절제된 생활 습관과 식생활로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건강하다. 새벽 3시에 일어나 6시까지 책을 읽고 2시간 운동과 새벽 미사를 마쳐야 비로소 일과가 시작된다. 독서량은 일주일에 4~5권이며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팔순 기념으로 자서전도 집필 중이며, 유튜버 활동도 준비 중이다. 심장병 어린이 600명을 수술해줬고, 꾸준히 선행을 베푼다. 그러다 보니 20평짜리 작은 집에 산다. 그러나 건강은 80평, 행복은 150평 저택에 산다고 자랑한다.

자신에게 놓여 있는 현재 상황이나 조건은 그냥 하나의 조건일 뿐이다. 다만 그것을 불행의 조건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해지고, 행복의 조건으로 삼는 사람은 행복해진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행복의 조건보다 불행의 조건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인생이 행복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이상용 씨의 사례처럼 관점을 전환하는 역발상으로 행복한 인생 2막을 설계하자.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