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입력일 2021-09-05 14:20 수정일 2021-09-05 14:22 발행일 2021-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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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먼 옛날 이스라엘의 다윗 왕이 유명한 반지 세공사에게 반지를 만들도록 주문했다. 주문사항으로, 전쟁에서 이겨 기뻐할 때도 교만하지 않고, 절망에 빠져 낙담할 때도 좌절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글귀를 넣어 달라는 것이었다.

주문을 받은 반지 세공사는 아름다운 반지는 완성했지만, 그 반지에 새겨넣을 구절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현명한 솔로몬 왕자에게 자문을 구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온 구절이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한다.

지난해부터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건강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의 우울증을 겪을 만큼 힘든 시기였는데, 2021년의 3분의 2가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출현은 물론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나들며 무서운 속도로 일상생활 속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거듭 연장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제 상황도 빠른 속도로 무너져내리고 있다.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사람들은 이 고통을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날그날 벌어야 하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코로나로 인해 그야말로 전쟁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헌신과 봉사라는 책임감으로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기는 마찬가지이다. 쏟아지는 위중증 환자들을 위해 휴가는커녕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등교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학교가 단지 지식만 쌓는 곳이 아니기에 사회성을 학습할 수 있도록 또래들과 어울리고 선후배들과의 관계도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전문대와 대학원은 비대면으로 시작해서 비대면으로 졸업을 할 것 같다. 따뜻한 정을 나누던 가족, 친구들과의 모임도 현격히 줄었다. 미래시대 배경에 바이러스 전파로 피폐해진 인간의 생활을 다룬 영화나 소설 속의 암울한 상황이 현실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간이 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분간은 아무리 싫어도 코로나를 감내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암울한 시기이다. 그러나 피할 수 없기에 어떻게든 현명하게 이 힘든 시기를 넘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우울감도 크고 인내하고 견뎌야 하는 것들도 많지만, 그래도 인생은 계속되어야 하니 어떻게든 이 시기를 잘 보내야겠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기쁜 시간이 그러하듯, 이 또한 반드시 지나갈 것이다. 답답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무기력하게 흘려보내지 말자. 그러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내일의 건강은 오늘 준비해야 한다. 부작용보다는 백신의 효용성에 집중하자. 겁내지 말고 백신 접종도 반드시 하자. 하루하루 힘든 분들을 위해 작지만 보탤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도 해 보고, 가능한 무언가가 있다면 함께 동참해 보자. 함께 고통을 분담해 가며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모두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시간이 좀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이 또한 반드시 지나갈 것이다.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