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가상자산 악재의 정체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
입력일 2021-06-09 14:37 수정일 2021-06-09 14:38 발행일 2021-06-10 19면
인쇄아이콘
20210504010000618_1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

지난 4월 비트코인이 8000만원대로 폭등을 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이때다 하고 몰려든 신규 투자자들이 투자를 시작하자마자 뜻 모를 악재들이 쏟아져 역대급 하락장을 만났다.

변동성 심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어떤 이는 큰 돈을 벌었다’란 소문에 너도 나도 아무런 지식 없이 뛰어든다. 하락세에 접어든 시장에서 다양한 악재가 더욱 하락장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암호화폐 투자는 잘못되었다”면서 국내 거래소를 모두 폐쇄하겠다는 발언은 대표적 악재로 꼽힌다. 특히 “과세는 하지만 투자자 보호는 못한다”는 등 망언에 가까운 이야기들은 2030세대 투자자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지난주 정부는 가상자산 관리 방안으로 가상자산 사업자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을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할 것이라고도 밝혀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이 대폭 감소했다. 중국도 가상화폐 사용 금지 등 강력한 규제 경고로 비트코인이 3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가상화폐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하고 나서 하락세를 부추겼다. 이미 중국 내에 운영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사라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가상화폐가 금융 안정성을 위협한다며 규제 강화를 시사하는 한편 시장의 관심을 정부가 인정하는 디지털 달러로 돌리기 위해 올 여름부터 디지털 달러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금리인상 발언과 함께 “1만 달러 이상 가상화폐 자산을 거래할 경우 국세청(IRS) 신고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혀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가상자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들어 가상화폐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던 기관투자가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한 달 전부터 비트코인 대신 금에 투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크립토닷컴의 비트코인 시장점유율이 올해 초 70%에서 최근 40% 안팎까지 떨어졌다.

가격 급락이 진행된 지난 2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의 패닉 셀과 저가 매수 등이 겹치면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급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가 해외보다 21% 이상 비싸게 거래되었던 김치 프리미엄도 5%대 전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정부에서도 다양한 시장 보호책을 내놓으며 환치기 등 불법적인 거래를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청원을 통해 규제를 통한 가상자산 시장의 보호를 요구하고 일런 머스크를 양치기 소년에 비유하면서 시장이 안정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체 채굴장 폐쇄는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한 미국의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책도 바이든의 6조100억 달러에 달하는 재난지원금이 촉발하는 유동성 급증 호재를 억누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따라서 이번 폭락장은 언제나 그랬듯 ‘저가 매수의 기회’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옳은 예측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