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온기 가득한 보조공학기기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입력일 2021-05-25 07:33 수정일 2021-05-25 07:33 발행일 2021-05-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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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현 이사장님
조향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사진제공=한국장애인고용공단)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도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감염병의 위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우리는 위기에 강하다. 기존의 익숙함 뒤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새로운 표준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주목받지 못하던 분야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장애인의 직업생활을 돕기 위한 보조공학기기 산업의 변화는 좋은 예이다. 텍스트를 읽어 주는 OCR 기능을 탑재한 확대독서기, AI 음성인식 문자 변환 기능을 탑재한 태블릿, 스마트 휠체어 동력보조장치 등 첨단 기능을 접목한 보조공학기기의 발전은 괄목할 만하다. 또한, 인공지능과 IT기술을 접목한 첨단 보조공학기기를 개발하여 장애인의 직업 선택 폭을 넓히고, 관련 분야의 신규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변부에 머물던 보조공학기기 산업이 보다 다양하게 장애인의 일과 삶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지만 보조공학기기를 단순히 장애인에게만 해당하는 기기로 국한할 수는 없다. 보조공학기기는 통상적으로 ‘장애로 인해 기능저하 또는 상실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 일상생활과 직업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연구되고 개발된 모든 기기’로 정의된다. 하지만 광의의 보조공학기기는 장애인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흔히 사용하는 안경, 엘리베이터, 캐리어 등도 넓은 의미의 보조공학기기라 할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캐리어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무거운 짐을 쉽게 운반하고 건물의 고층과 저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성별, 연령, 장애의 유무와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즉 ‘당신에게 편한 것이 나에게도 편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이 반영된 보조공학기기. 이것으로 편리성 추구라는 보편적 욕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장애인에게는 노동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니버셜 디자인 측면에서 보조공학기기의 편리성은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가 희망하는 보편적인 욕구로써 우리 일상생활 또는 직업생활에 필수적인 것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보조공학기기를 쉽게 접해보거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보조공학기기에 대해 잘 모르거나 낯설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필자가 재직하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가까이 있지만 때로는 멀게 느껴지는 보조공학기기를 국민들이 쉽게 배우고 접근할 수 있도록 보조공학기기 박람회를 매년 개최해 왔다. 올해도 공단은 오는 5월 31일, 2021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공식 박람회 사이트를 통해 참여가 가능하며, 현장체험을 희망하는 관람객은 5월 31일부터 예약을 통해 공단 본부의 상설 전시관을 방문하면 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수단으로서의 보조공학기기. 서로를 이해하고 각자의 잠재력과 꿈을 지지해주는 보조공학기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기술로서의 보조공학기기. 새로운 시대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보조공학기기의 현재를 체험해보길 권한다.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