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은퇴 후 가장 인기 있는 남편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입력일 2021-05-19 13:25 수정일 2021-05-31 18:05 발행일 2021-05-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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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50대 이상 주부를 대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남편감을 조사했더니, 배우 안성기 씨에서 최근 송해 씨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나이 90이 넘도록 돈을 벌고, 전국 특산품을 선물로 가져오고, 일주일에 2~3일은 녹화하느라 집에 없기 때문이란다. 한갓 인터넷에서 떠도는 우스개로 넘기기에는 의미심장하다. 송해 씨 사례로부터 인생 2막을 준비해 보자.

첫째, 평생 현역을 준비한다. 은퇴 후 3대 불안이 노후 자금, 건강, 외로움이다. 이것을 한 방에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일이다. 특히 이자 수입을 기대하고 노후를 준비한 베이비붐 세대에겐 저금리가 치명적이다. 저금리 시대의 안전벨트는 연금과 근로소득이다. 이를 토대로 5층 탑을 쌓아야 한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주택연금까지 더하면 4층 탑이 된다, 그 위에 근로소득의 5층 탑을 올리면 금상첨화다. 100세 시대는 안정적인 소득을 오랫동안 벌 수 있는 일을 가져야 한다. 적게 벌더라도, 오래 일할 수 있는 기술과 전문성에 기반을 둔 일로 평생 직업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 준비해도 3~5년만 집중 투자하면 가능하다.

둘째, 직장생활을 할 때처럼 집을 나선다. 은퇴 후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면, 가족들에게 무능력하게 보이거나 귀찮은 존재가 되기 쉽다. 배우자에게 특히 스트레스를 주어 갈등의 불씨가 된다. 계획을 세워 집에서 나오는 게 상책이다. 가장 좋은 것은 교육을 받는 것이다. 교육을 받게 되면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진다. 정보 교환은 물론 자기만족과 함께 자존감도 높아진다. 각종 동호회나 봉사활동의 참여 기회도 생긴다. 이런 활동이 인생 2막의 새로운 직업과 창업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송해 씨는 지방 녹화가 없는 날은 낙원동 사무실로 출근해 후배 가수들과 무료 공연도 하고, 노인들에게 음식 대접을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낸다.

셋째, 도전 정신과 끊임없는 열정이다. 그는 1988년 환갑의 나이에 전국노래자랑 사회자에 도전했다. 당시로선 고령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지난해엔 영화에 도전하는 등 여전히 ‘젊은 오빠‘로 불린다. 청춘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에 있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나이를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이 끊임없는 열정의 비법이라 하니 배워야 한다.

마지막이 건강관리이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은퇴 후엔 운동을 일로 생각해,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일상화해야 한다. 그는 평소 잘 먹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건강 비결로 꼽는다. 매일 걷고, 지하철로 이동하며, 지금도 소주 2~3병은 끄떡없다고 한다. 그는 66년 차 평생 현역으로 인생의 전성기를 구가한다. 건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최고의 남편감으로 선정된 으뜸 사유는 집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다. 가장 인기 있는 남편은 상냥한 남편도, 가사를 도와주는 다정한 남편도 아닌, 단연코 ‘집에 없는 남편’이라고 한다. 은퇴 후 집에서 빈둥빈둥 지내는 남편이 아내에겐 꽤 불편한 존재인가 보다. 그러나 해결책은 간단하다. 평생 현역이 되는 계획을 세워 집에서 나오거나, 가사에 적극 참여해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면 된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