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산불 파수꾼' 드론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
입력일 2021-04-21 14:44 수정일 2021-05-31 18:02 발행일 2021-04-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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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

매년 봄철이 되면 푄 현상 때문에 동해안에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강풍과 함께 산불이 발생하면 속초 지역은 종종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한다.

푄 현상은 바람이 산 표면에 닿아 그 바람이 산을 넘어 하강 기류로 내려와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에 의해 그 부근의 기온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푄 현상은 원래 푄이라고 하는 알프스 산맥 가운데 부는 국지풍에서 비롯된 것이며, 바람이 알프스를 넘었을 때 부는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을 말한다. 푄 현상은 때때로 매우 건조하고 강한 돌풍을 몰고 오는 경우가 있어 화재와 같은 심각한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과거 기록, 식물, 토양, 고도, 자원 가치 및 기상 패턴의 분석은 특정 지역에서 산불의 위험을 지형에 대한 공간정보 시각화를 통해 이 모든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하여 보다 쉽게 위험을 분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만들어진 공간정보를 토대로 산림소방서는 특정 지역을 화재 위험이 높은 부분에 대해 산불 발생 전에도 늘 관리·훈련해야 한다.

상시 훈련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방관은 계획된 도면과 현재 상태를 결합하여 화재 진압을 위한 최상의 방법을 시각화할 수 있다. 현장의 소방관은 휴대기기 및 드론, 항공사진 촬영과 같은 최신 영상 자료를 사용하게 된다. 모바일 장치를 사용해 소방관은 화재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재현장 상황에 대한 것을 다른 부서에 정보를 전송하므로 필요한 경우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화재로 인해 발생하는 상황을 도면이 중첩하는 공간 분석 기법을 통해 현장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보내고 현장의 사진 촬영된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관련 공간 정보를 다른 소방대에 보내 상황을 평가할 수도 있다.

산림청은 산불 예방을 위해 드론으로 전국 산불 취약지 대상 논·밭두렁 쓰레기 소각 등의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삼척시에서는 산불이 진화된 후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하여 자세한 피해면적을 조사하기도 했다.

드론이나 헬기에서 촬영된 항공 사진은 연기를 통해 발화 지점을 발견하고, 소방드론에 장착된 소화볼이나 소화탄과 함께 헬기로 소방수를 투하하기 좋은 낙하지점을 찾을 수도 있다.

특히 드론은 기동성과 정확성으로 소방현장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뒤에도 비상약품, 비상식량 등 긴급 구호 물품을 수송하고 피해 면적, 위치 등 복구를 위한 현황조사에 사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림청도 현재 ‘산림 드론감시단’을 구성해 산불감시, 산나물 불법 채취 단속, 여름철 불법행위 단속 등 다방면에 드론을 사용 중이며, 운용 능력 향상을 위해 관계자를 대상으로 꾸준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드론의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재난 안전을 위한 소방분야이다. 드론을 활용하면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비좁은 골목길, 사다리가 닿을 수 없는 고층빌딩, 화재 범위가 넓은 산불 진압 및 인명구조에 파수꾼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