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진보는 몰락하지 않는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입력일 2020-12-28 14:08 수정일 2021-06-12 01:00 발행일 2020-12-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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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오죽하면 이렇게 절규했겠는가. 70대 노익장의 대중가요 가수가. 부동산 때문에 못 살겠고 코로나19로 꼼짝달싹하기도 어려운데 그 많은 국가예산 가지고도 백신조차 제때 못 구한 채 핑계는 왜 그렇게 많아!

절차와 사유가 미흡하다고 대통령재가까지 난 검찰총장 징계가 법원에서 제동!

어거지로 탈원전도 딱한 일인데 관련자료는 왜 다 없앴어!

지난주 12월 24일 리얼미터에 의하면 문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1주일 전보다 2.1%포인트 떨어진 37.4%로 집계됐다.

내년 4월 시장보궐선거를 앞 둔 서울의 정당지지율은 국민의 힘 33.3%, 더불어민주당 28.7%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국민의 힘 43.6%, 더불어민주당은 20.7% 지지율을 기록했다.

촛불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반감과 민심이반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의 저자인 진보계 원로 홍세화(73세)씨가 현집권세력과 날을 세웠다. 12월 19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문대통령은 왜 집권했는지 모르겠다. 무슨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 무슨 미래청사진을 갖고 있는지 보이지 않지 않나”라고 했다. 또 그는 “지금의 보수가 보수가 아니듯 진보도 진보가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또 다른 진보논객인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교수(64세)가 12월 24일 ‘싸가지 없는 정치’란 책을 내놨다. “정치란 끝없는 타협”이라고 독일의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말했다. 제13장에서는 ‘왜 문재인정권은 오만의 수렁에 빠졌을까’를 다루며 무능의 본질은 오만이라고 했다. 정말 오만일까? 사실 오만이라기보다 가식이며 책임회피라고 생각한다. 또 콤플렉스를 허세로 바꾸어 ‘의전’으로만 소통하는게 아닐까 싶다. 오만은 그래도 뭔가 줏대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홍세화씨의 진단처럼 ‘국정철학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진보가 싸가지가 없는게 아니라 문재인정권이 싸가지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진보논객 전 동양대 진중권 교수(57세)의 11월9일 출간저서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은 자신들이 박정희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국사태로 진보는 파국을 맞았다”라고 진교수는 진단했다. 하지만 그때는 싸울 생각이 없었다. 얼마전 한 가수가 고대 철학자를 불러내 물었다. “세상이 왜 이래?” 그만의 느낌은 아닐게다.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는 바로 여기서 출발했다. 그래서 대통령은 대체 뭐하고 있는가. 거짓에 대항하는 가장 큰 무기는 진실이다. 사실 문재인정권은 촛불정권이 아니라 촛불 허상을 쓰고 있을 뿐이며 이제는 그 허울마저 벗어버렸다고 진교수는 고발한다. 그래서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가 아니라 ‘문재인정권은 어떻게 몰락하는가’라고 진교수에게 책제목을 고치는게 어떠냐고 말하고 싶다. 사실 보수는 허례허식에 빠지기 쉽고 진보는 위선과 가식이 되기 쉽다. 그래서 진보를 표방한 정권은 오만과 뻔뻔보다는 위선과 가식이 더 진실다운 진단이 아닐까. 어쨌든 세 진보논객의 고뇌와 시각은 값진 증언들이다. 그래서 이 값진 증언들 때문에라도 한 정권은 사라져도 진보는 지속가능하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