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코로나보다 급한 ‘추-윤 백신’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입력일 2020-12-09 13:57 수정일 2021-06-12 01:04 발행일 2020-12-10 19면
인쇄아이콘
배종찬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코스피 대박’이다. 유가증권시장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며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2월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는 불투명했다.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면서 공장 가동까지 중단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각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우리는 서서히 회복해 가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화학 등 주력 기업들은 3분기 영업이익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정도다. 기업 경쟁력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주식 시장은 탄력을 받고 있다. 

3월에 1400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어느 새 최고점을 돌파하고 3000를 향해 가는 중이다. 물론 아직 경제 회복에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코로나19 국면과 다르게 가는 주식 시장을 경기 반등의 지표로 삼는 것 자체가 지나치기도 하다. 그렇지만 방역을 잘했고 항공·여행 산업의 붕괴, 직원 정리해고와 신규 채용 금감이라는 위기 환경을 어렵지만 잘 헤쳐오고 있다.100점 만점은 아니지만 경제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치는 어떨까. 한심하기 짝이 없다. 21대 국회 들어와 법안 통과율이 더 높아지고 서민 경제 회생을 위해 재난지원 노력은 있었지만 여야 협치는 딴 나라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지난해에는 선거법과 공수처법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래도 21대 국회는 여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야당과 더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검찰 개혁을 이유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 추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어 왔다. 윤 총장도 검찰 개혁에 앞장서는 모습보다 검찰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한결같이 충실한 모습이었다. 급기야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 및 징계 요구를 신청했다. 법원에서 집행 정지 판결을 내려 윤 총장은 자리에 복귀했지만 사회적 갈등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징계위원회 진행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고 맞서고 있다. 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에 대한 처리가 의결되고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내려지겠지만 ‘추-윤 갈등’에 민심은 얼어붙을대로 얼어붙어 있다.

국민 여론은 ‘추-윤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이미 내놓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4일 실시한 조사(전국500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응답률8%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갈등을 해결할 방안’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추미애 장관 사퇴’ 의견이 44.3%, ‘윤석열 총장 사퇴’ 응답은 30.8%로 나타났다. ‘동반 사퇴’ 의견까지 합하면 응답자 10명 중 9명 가까이 두 사람의 사퇴를 원하고 있다. 두 사람은 만나면 안 되는 조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국민 여론이 현명하다. 해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만 몰랐다면 어불성설이다. 검찰 개혁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이 힘을 합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해도 국민이 마음을 합치지 않으면 개혁은 사상누각이다.

코로나 19 백신이 절실하지만 한국은 적어도 지금 상황이라면 ‘추-윤 정치 백신’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