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이낙연 대표, 세 가지 과제에 운명 달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입력일 2020-08-31 13:31 수정일 2021-06-12 01:33 발행일 2020-09-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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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낙연 의원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가 되었다. 전당대회 내내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라는 예상이 끊이질 않았다. 당 대표를 거쳐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낙연표’ 계획의 1단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60%이상 득표함으로써 명분도 갖추었다. 6개월짜리 당 대표에 대한 당 내외 지적이 뒤따랐지만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선되면서 당 대표 임기에 대한 부담은 털어냈다. 현 정부의 국무총리를 역임했고 호남출신에다 당대표 자리까지 차지했다. 노무현 정부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고건 전 총리가 유력한 대선 후보였지만 조직력을 확보하지 못해 낙마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 대표가 정치권의 설왕설래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자리에 오른 이유는 친문 조직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하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 6개월이 이 대표에게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코로나 재확산 차단과 코로나 19 극복은 지극히 당연한 과제이다. 코로나 19 극복을 제외하고 핵심적인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로 개혁 과제다. 특히 ‘검찰 개혁’ 과제다. 검찰 개혁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이후 갈등이 양산되고 있지만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국무총리나 의원시절 검찰 개혁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 검찰 개혁은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이 야기되고 있고 여야 간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슈다. 올해 내 공수처가 설치되어야 하고 후속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초대 공수처장 임명을 비롯해 산적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당 대표로 진두지휘해야하는 숙명의 과제다. 검찰 개혁을 성공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다면 당내 책임론에 몰리게 된다. 당 대표로서의 위상뿐만 아니라 대권 후보로 결정타를 맞을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이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검찰 개혁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두 번째 숙명적 과제는 ‘보궐 선거’다. 내년 4월에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 선거가 있다. 이 대표는 대선 출마 예정 후보이므로 3월에 당을 떠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보궐 선거 후보를 결정하는데 있어 이 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할 것이라는 예상에 별로 이견이 없어 보인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두 지역 모두 집권 여당 소속의 단체장이었다.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악재를 안고 후보를 선정해야 하고 선거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두고 서울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아주 큰 부담이 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과제는 ‘대선 준비’다. 당 대표 직무는 잘 수행하는데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이 계속 내려간다면 그것도 문제다. 당 바깥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경 쓰이는 경쟁자다. 이낙연 대표가 당정청 관계를 잘 정립하고 대통령 또는 친문 조직의 정치적 방향과 얼마나 잘 호흡할 지가 매우 중요하다. 당 대표에 대한 평가는 양날의 검이다. 국무총리나 선대본부장 시절보다 좋게 평가해 줄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 모든 책임이 당 대표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당 대표의 역할을 따지자면 코로나 19 대응, 개혁과제 완수, 보궐선거 준비, 차기 대선 경쟁력 모두 중요하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생활, 유권자들의 민생이다.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고통 받고 있다. 무항산, 무항심이다. 이낙연 대표는 무엇보다 경제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