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중고시장 침수차 경계하라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입력일 2020-08-20 14:57 수정일 2021-06-12 01:30 발행일 2020-08-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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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올해 장마 기간 국지성 폭우로 전국적으로 물난리가 났다. 대도시의 경우, 주차 공간이 없어 하천 근처에 세워둔 차량이 침수되는 사고가 많았다. 장마철에는 높은 곳에 주차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수많은 침수차가 발생했다. 완전 침수 차량은 폐차 처리가 답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완전 침수차는 약 1만대로 추산된다. 어느 해보다 높은 수치다. 소유자의 전손 처리도 고민이지만, 침수차가 시장에 다시 등장하는 악순환이 걱정된다. 보험사는 완전 침수차를 일부라도 보상받기 위해 매각을 진행하는데, 이때 해당 차량이 중고차 시장으로 나간다. 자차 보험이 없는 침수차 소유주가 매각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으로 나와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완전 침수차를 재생하지 못하도록 폐차장으로 신속하게 보내버리거나, 매각된 침수차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시장에 나오는지 이력 관리를 하는 형태로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에게 침수된 정도를 고지하고 저가로 판매하면 사회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완전히 속이고 일반 정상 중고차로 판매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완전 침수차를 해외 중고차 시장으로 수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중고차를 침수차로 고지하고 매각한다면 최소한 국내 피해는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침수된 중고차를 찾는 방법은 이미 각종 매스컴에 공개됐다. 안전띠를 끝까지 당겨서 물이 잠긴 흔적이나 흙탕물 자국, 찌꺼기 등을 확인한다. 바닥 매트 밑이나 트렁크 하부는 물론, 차량 도어 틈의 고무 패킹을 뜯어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브레이크나 가속페달 끝부분은 전등으로 비추면 살펴볼 수 있다. 차가 물에 빠지면 흔적이 남고 지우는 데 한계가 있다. 직접 자동차를 몰아보면서 장치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행 중에 갑자기 시동이 꺼지거나, 전원이 나가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운전자의 생명이 위협받기 때문에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차량 바닥에만 물이 들어온 부분 침수차는 제대로만 정비하면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물론 제대로 복원하지 않으면 곰팡이 등으로 인해 차량 실내 공기 질이 나빠지면서 알레르기나 아토피성 질병을 유발한다. 이래저래 침수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멀리해야 하는 품목이다. 더불어 사고차와 접합차도 같은 맥락에서 피해야 한다.

폭우가 쏟아진 해에는 예외 없이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많이 등장한다. 바로 시장이 나타나지 않고 약 두 달이 소요된다. 침수 흔적을 지우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사고 이력 정보에 뜨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법적인 경로로 정비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에는 침수차의 중고차 시장 출시를 경계해야 한다.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법적 차단막이 절실하다. 중고차 구입 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대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변의 소개를 받아 개인 거래인이 아닌 매장을 통한 사업자 거래를 통해 구매하면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믿고 살 수 있는 중고차 매장은 존재한다. 열심히 발품을 팔면 우리가 생각하는 ‘싸고 좋은 중고차’를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침수차의 위험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