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은퇴 후엔 마음부터 다스리자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입력일 2020-08-17 14:44 수정일 2021-06-12 01:27 발행일 2020-08-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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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은퇴 후 상실감이나 무력감에 사로잡히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기 쉽다. 공허감과 외로움을 음주로 달래다가 자기도 모르게 알코올 중독이 되기도 한다. 원망이나 울분 등 부정적인 생각이 쌓여 분노로 표출되기도 한다. 나이 들면서 응어리가 지거나 습관화되면 분노조절장애나 우울증에 빠져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은퇴 후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먼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대구시에서 은퇴한 김봉표 씨는 퇴임식 후 대구시청 앞에서 큰절을 세 번 올렸다. 그동안 많은 은혜를 베풀어준 대구시청에 감사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직원 게시판엔 “늘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라는 퇴임사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떠났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 잘 살았건, 못 살았건, 서운하고 후회되는 일도 많겠지만, 더는 집착하지 말자. 인정하고 감사로 마무리해야 새 출발이 가능하다. 은퇴 직전의 삶에 아쉬움과 미련을 갖고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지 못한다. 은퇴 설계의 시작은 감사하는 맘에서 출발한다. 매일매일 감사 일기를 쓰면서 생활화하면 좋다.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은퇴 후 극심한 좌절과 불안 속에 살다 보면 자기 비하의 덫에 빠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히 강제 퇴직을 당한 경우가 그렇다. 무능력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한 자신을 원망하며 자학하기 쉽다. 자기 비하와 자학은 자신에게 가장 나쁜 행동이다. 힘들 때는 자기라도 자기편이 되어서, 아끼고 위로해줘야 한다. 그간 잘 견뎌낸 자신에 대하여 “잘 살았다. 그만큼 하였으면 훌륭하다”라고 칭찬해줘야 한다. 나이 들수록 외롭고 서운한 일이 많이 생긴다. 따라서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비난이나 서운함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혼자 있어도 행복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의 특기나 봉사활동에 전념해보자. 산책이나 걷기 운동도 권장한다. 걷는 동안 성찰의 시간도 갖고, 작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 좋다.

가능한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야 한다. 생글생글 웃는 사람을 바라보면 절로 미소가 번지듯 긍정적인 마음도 바이러스처럼 전파된다. 부정적인 마음은 사라지고 긍정으로 변하게 된다. 반면에 타인을 피곤하게 하거나 부정적인 사람들과의 만남은 피해야 한다. 불평불만에 가득 찬 세상 얘기, 남 흉보는 얘기, 마치 세상을 다 산 것 같은 자조 섞인 얘기, 맨날 아프다는 하소연, 이런 어두운 대화를 들으면 내 에너지가 방전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료의 처지에 공감하는 것은 좋으나, 그렇다고 해서 타인의 불평을 들어주면서까지 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수록 긍정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긍정적인 사고로 삶을 대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정신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다. 하도 잘 웃어서 ‘웃는 목사’라는 별명을 가진 조엘 오스틴 목사는 저서 ‘긍정의 힘’에서 “마음에 품지 않는 복은 절대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 마음으로 믿지 않으면 좋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의 적은 우리 마음속의 잘못된 부정적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인생 2막은 지금까지 도움받은 일에 감사하고, 미래를 기대하면서, 긍정적인 맘으로 현재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할 때 새로운 장이 열린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