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5차 산업혁명도 머지 않았다

권희춘 한국창의과학진흥협회 회장
입력일 2020-06-21 14:20 수정일 2020-06-21 14:21 발행일 2020-06-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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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춘
권희춘 한국창의과학진흥협회 회장

최근 북한으로 전단을 발송하는 일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드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늘고 있다.

북한이 남한 정부를 비난할 때 많이 나온 말이 대북 전단이고, 탈북 단체들이 이용한 무인기가 평양까지 날아갔다는 일부 언론의 발표가 사실인 것처럼 보도되면서 드론 전문가들에게 국내 민간이 보유한 장거리 무인기에 대한 기술 수준을 많이 문의하곤 한다.

민간이 보유한 기술 수준을 볼 때 전단지 100만장이 실린 드론을 평양까지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향후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필요하면 무인기 기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겠지만, 현재 기술로는 장거리용 무인기는 150㎞ 이상 비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민간에서 주로 사용하는 드론은 주로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한다. 무인기는 물품 무게가 큰 영향을 미친다. 많은 양의 물건을 멀리 무인기에 실어 보내기 위해서는 엔진형 무인기 기체를 사용해야 하고, 크기가 커야만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회전익 형태의 드론은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며, 별다른 부가기능이 없고, 최대 1시간밖에 동작하지 못한다.

우리 군이 보유한 드론 기술은 주로 정찰을 위한 드론이다. 그 드론마저도 9·19 군사합의에는 상호 간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어 있다. 무인기는 동부지역에서 15㎞, 서부지역에서 10㎞, 기구는 25㎞ 구간에서만 비행할 수 있다.

북한에서 보낸 무인기가 추락한 뒤, 군은 다양한 대응 장비를 구축했다. 작은 기체의 무인기가 휴전선을 넘어서 왔다 갔다 하더라도 저고도 레이더에서 탐색 및 검출이 가능하다. 소음과 기체의 크기에 따라 우리 군은 무인기를 인지할 수 있다.

또한 무인기는 동작할 때 센서와 전파를 많이 활용하는데, 접경지역에서는 GPS가 작동하지 않도록 FC(비행조종제어장치)를 설계한다.

그렇다고 무인기의 현재 기술적 한계로 개발이 안 된 것뿐이지, 향후 몇 년 안에는 위와 같은 기능이 내장된 작고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기체가 곧 개발될 전망이다.

‘지금 안된다고 앞으로 영원히 안된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드론이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 것이라고 몇 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다. 미래 공상과학소설 또는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당시에는 생각했지만, 지금과 같은 드론 시대가 온 것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은 신기술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술 덕분이다.

4차 산업혁명을 강연할 때 혁명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그 결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에게 온다는 것을 늘 상기시킨다. 1차 산업혁명에서 2차 산업혁명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00년이고, 2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약 80년이다. 또한 3차에서 4차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0년에 불과하다. 4차에서 5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이 얼마 만에 우리에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10년 안에 새로운 혁명의 시대가 열릴 것은 확실하다. 그 시대는 드론, 로봇, 가상현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의 시대일 것이다.

권희춘 한국창의과학진흥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