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코로나와 공자”

김우일 대우M&A 대표
입력일 2020-06-12 06:00 수정일 2020-06-12 16:15 발행일 2020-06-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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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일
김우일 대우M&A 대표

기상천외한 바이러스인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으면 세계 경제의 흐름을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 국가별 관세장벽, 언어장벽, 문화장벽, 금융장벽이 제거되며 지구가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통합되던 흐름이 거꾸로 국가별 자국보호주의체제로 급선회하며 과거로 회귀하고있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게 지구 도처에 은밀하게 퍼져나가는 죽음의 펜데믹 때문에 지역별 감염범람을 막기위해서는 어쩔 수없이 각 국가별로 봉쇄와 영역보호가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국가의 법규, 문화, 풍습, 질서체계의 상이함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와 코로나에 대처하는 방법도 국가별로 다르고, 국가별로 나타나는 코로나19 대처의 결과와 후유증도 천차만별이다.

확진자의 증가와 치사율이 나라마다 크게 차이가 나며 모범국가로 평가되거나 위험국가로 낙인찍히거나 국가별 리스크 레이팅(Risk Rating, 위험도)이 전 세계인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관리가 철저하지 못하여 여행금지, 회피국가로 인식되는 경우 국민경제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확진자, 치사율이 극도로 폭증한 미국을 위시한 유럽국가들은 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부와 풍요함을 갖춘 선진국으로 세계를 리드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 이 구미국가들의 허술한 코로나19 대응은 이들의 실상을 낱낱이 드러내 주었다. 정부의 대책 부재, 시민들의 안이한 태도, 허술한 의료체계 등 코로나19 펜데믹에 대한 준비태세가 전무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국가가 부와 풍요함을 갖추고 시민들의 자유를 보장해준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부와 풍요, 자유 못지않게 위험에 빠르게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정책집행 체계와 사회질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절실히 경험했다.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중국춘추시대에 조국인 노나라를 버리고 천하를 주유했던 공자의 일생을 되새겨 보았다. 공자는 조국인 노나라의 혼미한 정치현실과 어지러운 전횡에 적잖은 환멸을 느껴 조국을 버리고 10년 넘게 천하열국을 두루 다니며 치국의 도를 설파했지만 큰 뜻을 못이루고 다시 조국에 돌아와 남은 여생을 인재교육에 바쳤다.

공자가 천하를 유람하며 각국가에서 느꼈던 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위방불입(危邦不入), 난방불거(亂邦不居).’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으며 어지러운 나라에는 살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로인해 위방불입, 난방불입의 대상이 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는 우리가 명확히 알수있다.

더불어 공자는 ‘도(道)’가 있는데 가난함은 부끄러운 것이고, 도가 없는데 풍요로운 것 부끄러움이라고 했다.

공자가 말하는 도가 국가체계, 사회질서, 풍속, 인심등을 총체해서 일컫는 것이라면 이러한 도가 있음에도 가난함은 전략과 지혜,노력이 부족해서인바 수치스런일이고 이런 도가 없음에도 풍요로움은 부정과 편법으로 일궈낸 것인바 이 또한 부끄러운 것이라 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구미국가들의 모습은 도가 없이 풍요롭기만 나라의 부끄러움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김우일 대우M&A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