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이야기] 코로나 이후 자영업 지형이 바뀐다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20-04-22 07:20 수정일 2020-04-22 07:20 발행일 2020-04-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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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고용 쇼크로 사회 불안정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과거로 복귀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수 감소는 서비스 산업에서 두드러졌다. 도소매업 16만8000명, 음식숙박업 10만9000명, 교육서비스업에서 10만명이 각각 줄었다. 동네상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퍼마켓, 식당, 주점, 학원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경제활동인구 2778만9000명 중 취업자가 2660만9000명, 실업자가 118만명이다. 문제는 취업자 가운데 일시휴직자가 무려 160만7000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26만명이나 폭증한 것으로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일시휴직자는 직업이 있지만 투병, 휴가, 무급휴직 등의 이유로 잠시 쉬는 인구지만 향후 고용 사정이 악화돼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면 실업자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자를 뜻하는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9만5000명 줄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2만4000명 늘었다. 종전에는 직원들을 거느리고 장사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종업원들을 내보내고 ‘나홀로 사장’으로 바뀐 자영업자가 3월 한달에만 12만명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4월 이후 ‘나홀로 사장’ 증가세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극적인 경제회복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나홀로 사장의 종착점은 휴폐업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자영업자들의 버티기는 6개월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달초 전국 소상공인 1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4%가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폐업할 것 같다“고 답했다. 6개월이 버티기의 마지노선이란 뜻이다. 아직 섣부른 예측이지만 중국처럼 상황이 호전된다고 가정한다면 7∼8월에는 자영업 시장도 기사회생의 여지가 마련될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에서 대량 실업이 일어나고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폭락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자영업 시장도 장기간에 걸친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월 고용동향 자료 중에는 산업별 취업자 현황이 나와있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 등 서비스산업에선 일제히 취업자가 줄었지만 농어업 13만4000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8만2000명, 운수창고업은 7만1000명 취업자가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자리 창출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어야 하는 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영업시장의 연착륙 정책이 산업지형의 변화에 맞춰 한시바삐 마련되길 기대한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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