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이야기] 자영업시장이 ‘발등의 불’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20-03-18 07:30 수정일 2020-03-18 07:30 발행일 2020-03-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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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0월 16일, 본지는 ‘2020년 대재앙의 예고’란 제목의 칼럼을 내보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구촌에 창궐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때였다. 바이러스란 돌발변수로 말미암아 불길한 예감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칼럼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몇 달 뒤 면 2020년대가 시작된다. 잿빛 구름이다. 2020년대 한국은 자칫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20년’을 되풀이할 지도 모른다. 정부쪽 사람들은 물론 ‘아니다’라고 말한다. 1997년 12월 IMF(국제통화기금)에 경제주권을 넘겨주기 직전까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강변했던 사람들이다. (중략)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정치권과 관료집단의 리더십 실종과 정책 실패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기간에 총리는 20여차례 바뀌고 관료집단은 경제구조개혁, 기업구조조정, 규제철폐, 노동시장개혁 등에 손도 대지 못했다. 2020년대 한국은 어떨까. 130만명의 상위 10% 다주택자가 450만채의 집을 보유해 부동산시장을 휘젓고, 사교육시장은 학부모의 허리를 휘게 한다.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저출산은 여성들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대한민국의 리더십은 이미 실종됐다. 고위공직자들의 모럴 해저드와 정치권의 무능은 1990년대 일본 지도층의 행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비상이다. 우리나라도 항공, 여행업 등 서비스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자영업은 문자 그대로 그로기 상태다. 링거를 맞고 드러누워 있는 환자나 마찬가지다. 자영업자들의 이익 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임대료·인건비는 다 나가는데 월급도 못 줄 판으로 그야말로 아사 직전”이라며 “현행 10%인 부가세를 올해 상반기만이라도 5%로 인하해 소상공인의 과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월 150만~200만원의 소상공인 긴급 구호생계비 지원, 기존 대출의 부담 완화, 5인 미만 소상공인을 위한 고용유지 지원책도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의 말처럼 자영업은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생존의 갈림길에 놓였다. 이 때문에 정부의 신속한 재정 투입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자칫 현장에서 실기할 경우 자영업발 위기의 불똥이 금융권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수가 지난해말 현재 200만명을 훌쩍 넘은데다 잠재부실률도 치솟고 있는 까닭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이 이를 제 때 갚지못한 금액은 최근 1년 사이 1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부실관리에 취약한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은 사정이 더 나쁘다. 2건 이상 대출한 자영업자들이 제2 금융권에 의존하는 비율은 저축은행 20.9%, 상호금융 37.5% 수준으로 지난 2년새 각각 2%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시한폭탄의 뇌관 제거가 시급하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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