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증시 ‘줍줍’… 2월 ELS 발행액 ‘쑥’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3-03 15:48 수정일 2020-03-03 17:23 발행일 2020-03-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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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ELS 발행액 6조5273억원… 전년대비 59% 늘어나
지난 1월과 비교해도 4000억원↑… 종목수도 100개 늘어
업계 "세계 증시 바닥으로 판단…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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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됐지만 되레 지수에 투자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크게 늘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간 발행된 ELS 발행액은 6조5273억원으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발행액은 59%나 증가했다. 발행종목 수 역시 36% 가량 증가했다. 전달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월 발행액은 6조1087억원으로, 4000억원 가량이 더 발행됐다. 또한 종목수 역시 2월 1297개로 전달(1196개)대비 8.4% 가량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지에 따른 사모펀드에 대한 불안감과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증시급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ELS에 투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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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는 연 4~6% 수익률을 지급하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개별 종목이나 코스피200, 홍콩H지수, 스탠더드앤푸어스(S&P) 같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가 일정 기간 동안 미리 정해 놓은 범위에 있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되,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을 보게 되는 파생 금융 상품이다.

거기다 지난해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와 같은 지수 하락에 대비해 안전성을 높인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더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3개월, 6개월 등 일정시기마다 요건이 충족되는 조기상환 가능한 스텝다운(stepdown)형 구조에 리스크를 완화한 ‘리자드’형을 추가한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리자드 ELS란 도마뱀(Lizard)이 위기 시 꼬리를 자르고 탈출하는 것처럼 하락장에서 ELS가 조기에 상환되지 못하고 있더라도 중도에 상품을 상환할 수 있는 조건을 추가한 구조의 상품을 말한다.

만약 리자드 및 만기 상환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만기 시 모든 기초자산의 종가가 최초기준가격의 최하단 요건 수준 이상이면 최초 제시 수익률을 지급한다.

ELS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지 않으면서 예금 보다 이자 수익이 크다는 매력이 부각됐지만 지난해 DLF 대규모 손실 사태로 덩달아 직격탄을 입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의 1조6000억원대의 환매 중단 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고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변동장에 들어서면서 되레 ELS시장은 활기를 띄고 있다. 갈곳 없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홍콩증시가 다시 상승국면에 접어들면서 ELS 인기 기초 자산인 홍콩H지수 담는 상품 발행도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변동성이 커진 지금이 ELS 투자 적기라고 평가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와 미국까지 한차례 하락장을 겪으면서 조정장세를 이뤘다”며 “시장은 현재의 증시 수준을 저점으로 판단하고 있어 지금이 ELS 투자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글로벌 증시의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공격적인 ELS 상품이 나올 수 있는데 무턱대고 투자하기보단 차분히 살펴보는 게 좋다”며 “특히 개별 종목으로 이뤄진 ELS 상품의 경우 개별 종목의 가치판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