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공소장 논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입력일 2020-02-19 13:47 수정일 2020-02-19 14:18 발행일 2020-02-20 19면
인쇄아이콘
배종찬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국가 비상사태다. 중국 우한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멈추질 않고 있다.

중국 내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이미 2003년 발생한 사스의 규모를 넘어섰다. 시진핑 리더십이 흔들릴 정도로 중국 사정은 악화일로다. 동남아 전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일본과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방역 시스템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난 일본은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고급 크루즈선내의 검역에 큰 구멍이 났다. 정작 크루즈선과는 상관없는 확진자가 사망했고 지역 감염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정부는 발생 지역인 우한 지역을 다녀온 중국인과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등 수습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 확진자 발생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교류 규모를 감안할 때 정부 차원의 대응에 긍정적 평가를 받는 편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11~13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현 정부가 신종 코로나 감염증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잘 못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로 물어본 결과 ‘잘 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64%였다. 문재인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층도 41%나 잘 하고 있다는 후한 평가를 내놓았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은 대구경북지역도 코로나 19에 대한 현 정부의 대응을 높게 평가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라는 고약한 감염증이 우리 국민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지만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하나가 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과 현 정부는 경제 특별 대응을 강화하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대하는데 아군과 적군 같은 구분이 따로 있을 리 없다.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국민들은 정부의 노력에 의해 하나가 되고 있는 광경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갈등을 조장하고 여론을 두 동강내는 불씨가 고개를 쳐들고 있다. 바로 검찰 논란이다. 국가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검찰 논란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고 검찰 직제 개편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울산시장 선거에 대한 개입과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 13명을 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추 장관은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그동안 공개해 왔던 검찰 공소장의 비공개를 결정했다. 정치권은 또다시 정쟁으로 치달았고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갈라졌다. 알앤써치가 데일리안의 의뢰를 받아 11일 실시한 조사(전국1032명 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0%P 응답률6.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을 비공개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잘 했다’는 의견이 34.9%, ‘잘 못했다’는 응답이 55.3%였다. 부정적 여론이 약 20%포인트 더 많았다.

장관 한 사람의 결정으로 국민 여론은 다시 분열된 모습이다. 가뜩이나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위해 몸부림치는데 공소장 논란은 국민들은 분열 속에 몰아넣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공소장 논란이 그래서 더 무섭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