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인플루언서 시대, 빛과 그림자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입력일 2020-01-22 15:03 수정일 2020-01-22 15:04 발행일 2020-01-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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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다. 채널과 정보가 넘치다 보니 이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뛰어넘어 ‘채널 리터러시’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정보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인터넷 ‘얼짱’ 문화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인플루언서 현상은 김어준의 ‘딴지일보’를 비롯해 ‘나꼼수’ 등의 인기 팟캐스트들을 탄생시켰고 인터넷 논객들, 파워블로거들과 함께 대안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 뒷밤침되면서 인터넷 개인방송 시대가 열리고 유튜브, 아프리카TV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튜버, BJ 등을 일컫는 ‘인플루언서’라는 신조어와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제 ‘인플루언서’가 우리 실생활 전면에 등장하는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인플루언서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각종 플랫폼에서 대중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을 가리킨다. 대도서관, 초통령 도티, 먹방 쯔양에부터 최근 펭수와 복고 신드롬의 중견 가수 양준일 등까지 수억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BJ, 유튜버가 탄생했다.

대형 기획사와 지상파 등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인플루언서가 직접 대중과 소통하며 영향력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액티브하게 맞춤형 동영상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과 그 성장을 통해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갈수록 더 커진다. 비단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노년층도 유튜브로 몰리면서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유튜버 스타들이 탄생하는 등 세대와 진영을 초월하는 인플루언서 문화가 시작됐다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여러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대중과 시시각각 긴밀하게 소통하는 인플루언서가 내뿜는 긍정적 영향력은 시대의 흐름으로 불가피한 현상이다. 동시에 쌍방 소통이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환영받을 패턴이다. 무엇보다 콘텐츠의 다양화와 함께 전문화 측면에서도 대중은 인플루언서들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이에 대형 플랫폼들도 1인 크리에이터 시대에 발맞춰 발빠른 전략들을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검색’ 베타테스트를 가동해 블로그, 포스트, 네이버TV 등 자사 서비스뿐 아니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외부 콘텐츠까지 한곳에서 검색되도록 한다. 인플루언서 홈의 추천 수를 기준으로 광고 등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인 샵탭의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네 번째 탭에 제휴 회사들과의 서비스를 내놓는 전략으로 인플루언서 시대에 맞게끔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을 악용해 특정 상품에 대한 허위 과장 정보를 흘리는 악덕 상혼의 그림자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2019년 제1회 인플루언서 어워드를 개최하면서 시대적 소명을 발휘한 한국인플루언서산업협회가 이제 그 존재 가치를 보여줄 때다. 이들이 이익단체의 차원을 넘어 자체 정화 및 전문적 교육 등으로 인플루언서들의 선한 영향력을 산업으로 키워 새로운 지평을 열리라 기대한다.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