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칼럼] 시간이 없다?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입력일 2020-01-16 14:29 수정일 2020-01-16 14:30 발행일 2020-01-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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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0년 새해가 밝았다. 과거나 지금이나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시간이 없다”다. 요즘 세태를 보면 시간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다양한 인공지능 제품이 나왔음에도 오히려 시간의 부족함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과연 시간이 없는 것일까? 사실 이 질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실제 시간이 부족하기보다는 시간 관리방법의 부재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소련의 곤충분류학자인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는 학문적 업적보다는 시간관리 방법 때문에 더욱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시간을 아껴 쓰기로 결심한 뒤 70여권의 학술서적을 출판했고 100여권의 연구자료를 남겼다. 더욱 놀랄 일은 그가 평소 8시간 이상 잠자고 산책과 운동을 즐겼으며 주요한 공연과 전시회를 빠짐없이 관람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어떻게 잘 잠을 다 자면서 많은 학문적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베일에 가려졌던 비밀은 그의 원고인 ‘시간통계 노트’를 발견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해답은 1분도 소홀히 넘기지 않았던 철저한 시간관리에 있었다. 당시 26세의 과학도였던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모든 시간을 기록하기로 결심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시간통계 노트를 작성하면서 “빈 시간, 필요 없는 시간, 소모적인 시간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는 지론을 평생 지켜나갔다. 그의 치밀한 시간관리 과정에서 충분한 연구시간과 더불어 여가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시간은 통제될 수 있고 통제된 만큼 다른 사람보다 먼저 결과에 도달해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

미루지 않고 바로 실행하는 확실한 방법은 없을까? 다음 세 가지를 참고해보자. 첫째, 결정과 실행의 간격을 최소화하라. 인성훈련 전문가인 요르크 뢰어는 ‘마법의 숫자 72’ 법칙을 제안했다. 어떤 계획을 정했으면 그것을 72시간 내에 실행에 옮기는 방법이다. 결정과 실행 사이의 간격을 아주 좁게 유지하는 것이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둘째 계획은 데드라인보다 다소 빠듯하게 잡아라. 데드라인은 그 시간이 지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긴장을 유발시키며 시간 내에 해야 한다는 프레임 속에 가두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뇌는 흡입력이 순간적으로 확장되며 제 시간 내에 일을 끝내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시키고 에너지를 동원해 한 가지 일에 몰두하게 만든다.

셋째 해야 되는 욕구를 고취시켜라. 자신 내면에 일을 해야 하는 내적동기를 불러 일으켜야 한다. 수동적 실행, 지시에 의한 실행은 외재적 동기가 가진 것처럼 한계가 있다. 이에 능동적으로 일을 실행하게끔 일의 의미를 스스로가 명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독일의 심리학자 볼프강 프린츠는 “우리는 원하는 것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것을 찾기 전에 실행하는 습관이 자리 잡히면 원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달성된다. 2020년에는 “시간이 없다”라는 말로 자신을 합리화하지 말자.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