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변화의 기로에 선 건설산업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입력일 2020-01-09 14:19 수정일 2020-01-09 16:20 발행일 2020-01-10 19면
인쇄아이콘
2019120901000657200029031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12간지 중 흰쥐의 해다. 흰쥐는 옛부터 풍요와 다산, 번영을 상징해왔기 때문에 2020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새해에 대한 기대를 무색하게 한다. 정부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2% 초반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현재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소비위축,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을 감안할 때 쉽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우리 건설산업도 2020년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20년 건설시장은 공공건설투자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전체 건설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건설시장의 급격한 위축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던 2019년도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투자 확대만으로는 우리 경제의 활력 제고와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이 ‘바른 건설’, ‘신뢰와 상생의 건설’, ‘미래지향적인 건설’로 변모해야 한다.

‘바른 건설’이란 무엇인가? 국가 등 발주자는 건설공사에 대한 적정한 공사금액을 책정하고, 건설기업들은 그에 맞는 품질과 성능을 갖춘 건설시설물을 건설함으로써 이용자들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 경제가 한걸음 도약하는데 필요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정도(正道)의 건설산업이다. 결국, 바른 건설은 건설산업의 국가 등 발주자에서부터 시공하는 건설기업,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다음으로 ‘신뢰와 상생의 건설’이란, 건설행위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들이 상호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건설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산업 내 뿌리박혀 있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관행들을 과감히 개선해나가야 한다. 발주자와 시공자 그리고 건설자재, 장비업자, 건설근로자 간의 상호 신뢰와 협력은 처벌과 규제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상대방에 대해 동반자이자 협력자라는 시각을 가지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원칙과 절차, 방법에 따라 참여하는 상생, 협력의 건설문화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지향적인 건설’은 국민이 갖고 있는 건설산업에 대한 기대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변화를 거듭하는 건설산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변화하는 경제, 사회 환경에 부합하는 고기능·고품질의 건설시설물을 생산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국민 생활의 터전을 조성하는 앞서가는 건설산업이 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스마트한 생활 환경,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건설시설물 더 나아가 도시, 국가 기반시설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설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부실시공, 부조리 및 불공정, 낙후된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시각은 건설산업의 발전, 더 나아가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건설산업으로의 성장을 막아왔다. 젊은이들은 건설 일자리를 외면하고, 건설투자는 낭비적인 투자로 인식되면서 많은 규제와 통제로 성장이 제한되는 악순환이 지속되어 왔다.

경자년 새해, 건설산업이 국가의 2030년, 2040년의 미래를 견인하는 ‘바른’, ‘신뢰와 상생의’, ‘미래지향적인’ 건설산업으로의 큰 걸음을 걷는 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