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大기자의 자영업이야기] 저출산 재앙 덮친 한국·일본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9-12-04 07:00 수정일 2020-01-29 13:17 발행일 2019-12-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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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한국과 일본 사회에 초저출산의 재앙이 덮치고 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통계 당국은 올 9월까지 누적 출생아수를 발표했다.

이 중 한국은 3분기 합계출산율이 0.88명을 기록,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전 세계 최저치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1명대가 깨진 0.98명을 기록, 충격을 준 데 이은 메가톤급 경고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누적 출생아수는 23만231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9963명(7.9%) 줄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 한해 출생아수는 30만명을 턱걸이할 것으로 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태어난 출생아수가 40만6243명이었는데, 3년만에 10만명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출생아수의 선행지표로 판단되는 혼인 건수도 감소세다. 혼인 건수는 2017년 -6.1%, 2018년 -2.6%로 줄어드는 추세다. 올들어 1∼9월까지 누계 혼인 건수는 17만34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만6147건)보다 6.8% 줄어들었다. 혼인 건수와 출생아수 감소는 2020년대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본도 저출산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최근 인구동태통계 자료를 통해 올 1∼9월에 태어난 아이 수가 67만38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신생아수가 5% 넘게 줄어든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91만8000명이었는데, 지금의 속도로 줄어들면 올해 신생아 수는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인 88만명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본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42명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신생아 수가 급감한 원인으로는 출산적령기 여성인구가 줄어든 점이 맨 먼저 꼽힌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 이후 최다 인구를 차지하는 단카이 주니어 세대(1971∼1974년생)가 출산연령을 넘긴 까닭이다. 생애미혼율(50세까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남성 23.5%, 여성 14.7%(2016년 기준)에 달하는 것도 직접적인 원인이다.

사정은 비슷하지만 양국의 저출산 대응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은 인구소멸과 지방소멸 방지를 내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2014년 이래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인구소멸이 예견되는 일부 지자체만 발버둥 칠 뿐, 여야 정치권도, 행정부도 느긋하다. 이대로 가면 학교도, 공장도, 가게도, 가정도, 시장도 존립기반을 잃게 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도, 복지도, 통일도 실패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초저출산과 초고령화. 피할 수 없는 암초가 바싹 다가왔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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