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大기자의 자영업이야기] 내수·수출의 복합불황 터널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9-11-27 07:00 수정일 2020-01-29 13:18 발행일 2019-11-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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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자영업 불황이 심각한 수준이란 점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년 3분기 가계동향 조사(소득부문)’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487만69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명목소득을 유형별로 보면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월 336만1000원으로 4.8% 늘었다. 하지만 사업소득은 월 87만9800원으로 4.9% 줄었다. 4분기 연속 감소세다. 사업소득 감소폭은 2003년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1년 내내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사업소득 감소는 중산층 이상 계층인 3∼5분위에서 두드러졌다. 3분위 사업소득은 86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4분위와 5분위는 각각 10.0%와 12.6% 줄어든 106만300원, 154만800원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사업소득이 높은 4∼5분위로 올라갈수록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소득 감소는 근로소득을 포함한 전체 소득증가율을 둔화시킨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결과는 자영업자의 경제적 지위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도 올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12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수출의 21%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지닌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탈출하지 못하는 게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석유제품, 선박도 감소세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자동차도 ‘25% 관세폭탄’을 맞지않을까 전전긍긍 하는 상황이다. 한국 수출의 최대 시장인 중국(-8.1%)을 비롯, 베트남(-4.7%), EU(-25.3%), 일본(-3.1%) 등 거의 전 지역에서 일제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잠시 봉합 분위기지만 끝없는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중국과 미국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경제 흐름을 이끌어가는 G2 국가의 경기침체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전 세계 동반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은 현재 내수와 수출의 복합불황 터널 앞에 놓여있다. 이를 탈출할 수 있는 수단도 마땅치 않다. 저출산·고령화의 족쇄는 구조적인 내수불황을 초래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2020년부터 가파르게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기업과 가계의 생산·소비 활동은 뚜렷이 위축될 것이다. 이와함께 2025년 1000만명을 돌파하는 노인 인구는 소비생활을 축소할 공산이 크다. OECD국가 중 노인빈곤율(49%) 1위의 지위로는 마음껏 소비생활을 누릴 여력이 없는 까닭이다. 복합불황을 탈출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후손들에게 남길 것은 절망과 원망 뿐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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