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大기자의 자영업이야기] 바짝 다가온 '잃어버린 20년'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9-10-30 07:00 수정일 2020-01-29 13:26 발행일 2019-10-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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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19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에 대한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두 자릿수의 급격한 매출 및 순수익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는 업종은 12개로 인테리어, 의류판매, 학원, 이·미용업, 목욕업, 한의원 등이 꼽힌다. 이들 업종은 내년에도 경기호전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올해 골목상권 관련 휴폐업도 지난해보다 평균 4%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경연 관계자는 “2년 연속 두 자리수 실적 감소가 현실화 되면 상당수 영세 소상공인의 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5060세대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충고다.

한국은행도 최근 ‘2019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100곳 중 14곳은 이자 낼 돈도 벌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기업’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으로 은행 부채에 대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이 3년간 이어졌다는 뜻이다. 이들이 금융기관에서 낸 빚은 지난해말 기준 108조원에 육박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이 버팀목이고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2차 산업이 이끌어가는 구조이다. 국제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수출전선에는 이미 빨간 불이 켜졌다. 미래 신성장동력이 한국 경제의 엔진을 힘차게 돌리려면 한 세대 이상을 더 기다려야할 판이다. 촘촘한 규제 그물망 덕분이다.

0.98명의 합계출산율은 쉽사리 올라갈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2030세대 미혼 여성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딸에게 물어보았다. “결혼 후 서울에서 주거비를 마련하려면 수억원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평생 빚 갚다가 인생 종치는 거잖아요. 우리 세대는 연금도 믿을 수 없어요. 아이 낳으면 대출 더 받아야 하고요. 경제적 압박에다 육아와 살림까지 여성에게 떠맡기는 나라에서 뭐하러 결혼합니까.”

일본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5년마다 발표하는 인구 보고서를 보면 초저출산의 미래가 섬뜩하게 그려진다. 이 연구소의 ‘장래 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1억2000만명에 달하는 일본도 200년 후에는 약 1380만명, 300년 후에는 약 450만명으로 줄어든다. 1000년이 지난 3000년에는 20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연구소는 예측한다.

아베 정권이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지방창생’의 장기 비전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구 1억명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2025년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저출산·초고령의 인구 구조, 2차 산업과 수출로 먹고 사는 경제 구조, 정치·행정 엘리트들이 권력을 독과점하는 사회 구조까지 닮은 꼴이다. 하지만 절박한 현실에 눈 감은 한국의 정치 엘리트들은 사색당파 싸움으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어 ‘잃어버린 20년’은 예약한 거나 마찬가지란 비판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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