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국가경쟁력 발목잡는 두가지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입력일 2019-10-28 14:25 수정일 2019-10-28 14:26 발행일 2019-10-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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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지난 8일 세칭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이 ‘2019년 세계경쟁력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79.6점으로 지난해보다 0.8점 상승하면서 2계단 뛰어 141개국중 13위를 기록했다. 

최근 세계 경기 불안전성이 커지고 보호무역이 강화되면서 부진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한국도 경제성장률이 하락해 올해 2%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7년 11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이후 하락, 2014년부터 줄곧 26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2017년 17위, 2018년 15위, 올해 13위로 매년 2계단 순위가 상승했다.

2019년 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은 총12개 부문 가운데 5개 부문 상승, 5개 부문 유지, 2개 부문 하락했고 총 5개 부문이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가장 국가경쟁력이 높은 부문은 ICT(정보통신기술) 보급과 거시경제 안정성으로 지난해에 이어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광케이블 가입자(1위), 물가상승률(1위), 공공부채지속가능성(1위)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가장 개선폭이 큰 부문은 보건으로 단일지표인 ‘건강기대수명’(신생아가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이 지난해 19위에서 8위로 11단계나 상승했다.

반면 2개 부문에서 순위가 떨어졌다. 노동시장 부문이 지난해 48위에서 51위로 낮아지고 기업활력부문이 지난해 22위에서 25위로 3단계씩 낮아졌다.

노동시장은 근로자의 권리, 국내 이직 용이성, 급여 및 생산성은 개선됐지만 정리해고비용(116위), 고용·해고 관행(102위), 노사협력(130위) 부문이 하락하면서 발목을 잡았다.

또한 기업활력은 오너리스크에 대한 태도(88위), 창조적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기업(42위)에서 순위가 내려 앉았다.

특히 재벌 총수가 3세, 4세로 세습되면서 그들의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WEF는 실패에 대한 비난, 가부장적 기업문화, 다양성 부족이 변화를 거부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사회·문화요인이 됐다면서 이로 인해 훼손된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는 것이 혁신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약하면 공정경쟁과 노동시장의 문제다.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계열회사간 상품·용역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내부거래 금액이 총 198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2000억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른바 재벌의 내부거래는 자유로운 경쟁시장을 위축시키고 활력을 둔화시키는 원흉이다. 척결되기 바란다.

또한 갈수록 유연해지지 않는 노동시장과 쉽사리 극복되지 못하는 규제가 엑소더스를 불렀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2년간 미래차분야에 투자한 3조8000억원 가운데 99%를 해외에 뿌렸다. 대기업의 리쇼어링(reshoring)이 절실하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10위권으로 도약하려면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을 회복하고 내부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노사간, 노노간 대타협이 절실하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