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大기자의 자영업이야기] 자영업 몰락, 이젠 현실이다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9-08-28 07:00 수정일 2020-01-29 13:29 발행일 2019-08-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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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자영업 시장의 몰락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경쟁에서 밀린 자영업자들이 사회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양상이 통계청 자료를 통해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은 소득 분위별 비중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에서 ‘근로자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른 속도로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2분기 56.9%에서 작년 2분기 67.45, 올 2분기 70.2%로 급증한 것이다. 현재 소득 기준 최하위층을 구성하는 가구의 70%가 자영업자 또는 무직자 가구이고, 근로자 가구는 불과 30%에 그치고 있다는 뜻이다. 2년 전만 해도 이 비율은 56대 44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소득 4분위에 있던 자영업자 소득이 줄면서 3분위로 떨어지고 3분위는 2분위로 내려앉는 등 연쇄적으로 자영업자 소득 분위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가속화될 전망이다. 내수불황에 더해 국제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본란을 통해 자영업 위기와 몰락을 틈날 때마다 경고했다. 지난해 8월에는 ‘우울한 자영업 보고서’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최저임금 확정고시로 자영업자 소득 일부가 저소득 근로자로 이전되면서 자영업 생태계 몰락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에도 ‘자영업위기는 현재진행형’ ‘최저임금의 역설’이란 제목으로 최악의 자영업시장에 대한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에는 5060세대가 자영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58.4%에 달하며 이중 60대는 연 2378만원을 벌어 금융부채 5396만원의 원리금을 상환하기도 빠듯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5060세대가 주류를 이루는 자영업자들은 인건비가 무서워 고용원 없이 5년을 버티다가 결국 폐업해 빈곤층으로 편입한다’는 국내 자영업 생태계의 가설이 현실로 입증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자위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영업 성장’을 도모한다는 정책의 출발부터 모호하기 짝이 없다. 연간 100만명에 육박하는 폐업자수를 감안하면 성장을 외치는 정책은 ‘말잔치’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없다. 그보다는 자영업 생태계의 주력인 5060세대가 자의적으로 생계의 터전을 자영업 이외의 곳에서 찾을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놓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 중 하나가 귀농귀촌 정책이다. 정책의 초점을 자영업 종사자에 맞춰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귀농인의 평균 연령은 54.4세로 50대(37.3%)와 60대(28.2%)가 주류를 이룬다. 5060세대가 무려 65.5%를 차지, 자영업시장의 주력 계층과 일치한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감한 5060세대들이 위험부담없이 농어촌에 정착할 수 있는 정책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제공된다면 고작 5년을 버티려고 자영업시장에 뛰어들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자체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정부가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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