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100세 시대, 공부합시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입력일 2019-08-22 14:06 수정일 2019-08-22 16:48 발행일 2019-08-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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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장수의 축복이 어느새 재앙으로 변하고 있다. 장수를 축복으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런던비즈니스스쿨의 린다 그래튼 교수는 그의 저서 ‘100세 인생’에서 “현재의 ‘학교-직장-은퇴’라는 3단계의 삶은 사라지고, 수명 연장으로 늘어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여부가 행복의 관건이 된다”고 했다. 특히 재교육과 자기계발로 자신의 인적 가치를 높이는 것은 평생의 일이 될 것이라 했다.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시간을 활용해야 할까? 먼저, 새로운 기술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20~30년 번 돈으로 은퇴 후 30년 이상을 놀며 지낸다는 건 불가능하다. 소액이라도 장기간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일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과 전문 지식을 습득해야 가능하다. 그래야 재취업도 수월하고, 1인 기업가가 되어 자기 일을 오래오래 할 수도 있다. 최소 3~5년 정도는 소요된다. 과거엔 단명이라 자신에게 투자해봐야 효용성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최소 20년 이상 활용이 가능하다. 은퇴 후 투자의 대상은 치킨집이나 자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현직에 있을 때 준비하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은퇴 후 시작해도 늦지 않다. 은퇴 전후 5년이 골든타임이다.

둘째, 다시 학교로, 배움의 자세로 돌아가자. 예전에는 취업만 하면 그 이후엔 통상 학습이 끝나버렸다. 기술 변화가 느리고, 고성장 시대라 특별히 하지 않아도 무관했다. 지금은 10~20대에 배운 지식이나 기술로 30년 이상 버티기 어렵다. 재충전을 위해 다시 학교로 가야 한다. ‘이 나이에 무슨 공부?’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금물이다. 방통대, 사이버대학, 폴리텍대학,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기술교육원 등 정부의 직업교육이나 일자리 지원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방전된 배터리로는 인생 2막의 시동을 걸 수 없다.

셋째, 공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자. 그간 공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었다.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암기식 위주였다. 과정은 생략하고 정답만을 찾았다. 공부만이 살길이라는 주변의 압박과 성적 스트레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망각했다. 이제는 공부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내 꿈을 이루는 방편으로, 배움이 좋고 즐거워서,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스스로 해야 한다.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를 하다 보면 재미가 있다. 호기심도 꼬리를 문다. 해결하다 보면 자신감도 생긴다. 미래를 읽는 안목이 쌓이면서, 두려움이 사라진다. 인생 2막이 자연스레 열린다.

마지막으로 평생학습을 생활화하자. 평생의 공부 거리를 찾으면 노후가 행복해진다. 공부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인문학, 역사, 미술, 음악, 취미 등 관심 있는 분야를 하면 된다. 머리를 쓰는 것보다 몸을 쓰는 일은 더 좋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책도 출간하고 일거리로 발전시켜보자.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선진사회에서 ‘노후에 찾아낸 최고의 행복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학습하며, 몰입하는 것‘이라 한다.

60세 정년은 이제 막 인생의 절반을 지났을 뿐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썩히기에는 너무 아깝다. 평생학습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 미래 세대에게 짐이 되지 않고, 고령사회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존경받는 어른으로 거듭나야 한다. 평생학습이 100세 시대의 생존 비법이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