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대기업 '블록체인 러시'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
입력일 2019-07-07 14:20 수정일 2019-07-07 14:21 발행일 2019-07-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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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용 원장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

블록체인은 신뢰의 아이콘이다. 미국의 다국적 유통 기업인 월마트는 고객에게 배달되는 식품들의 신선도에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블록체인을 채택했다.

이는 거래에서 수집된 정보가 블록체인을 통해 영구 기록되어 식품 안전에 중요한 데이터로 사용된다. 문제가 발생할 시 수백 명의 조사관이 나서 2주나 걸리던 조사 기간이 단 몇 초로 단축된다니 블록체인은 혁명적 기술이란 점이 충분히 입증된 셈이다.

또한 월마트는 지난달 13일 IBM, KPMG, 머크(Merck)와 함께 블록체인을 이용해 의약품의 진품 여부를 검증하는 시범사업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SNS 기업인 페이스북도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서비스인 ‘리브라’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암호화폐 ICO 광고 전면 금지를 선언했던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에서 사용할 스테이블 코인인 글로벌 코인을 개발 중이다. 이미 백서가 나왔으며 많은 기업들과 리브라 협회를 구성,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우리나라의 다국적 기업 삼성전자도 갤럭시 S10 스마트폰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했고 이미 블록체인 기술의 채택과 통합에 있어 구체적인 단계를 밟고 있다.

삼성SDS는 무역·물류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현하고 확산을 주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적 토대는 이미 마련되어 이종 블록체인 연결을 지원하는 삼성SDS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 레저 유니버설을 개발 완료했다.

우리나라의 대표 암호화폐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아이콘(ICON)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인터체인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아이콘은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상위 30~50위를 유지하며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가장 상위에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SNS 기업인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 엑스(GroundX)도 자체 개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발표한다. 그라운드 엑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총 네 차례에 걸쳐 34곳의 초기 서비스 파트너사를 발표했다. 이는 최소 34개 서비스가 플랫폼 내에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제 세계는 블록체인을 기업의 미래로 보고 이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블록체인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와 유사한 디지털 공공 원장으로 분산된 사용자들이 거래 데이터를 블록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위·변조가 불가능한 기록을 생성한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시스템 내에서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에 의해서만 업데이트할 수 있으며 새로운 데이터가 입력되면 절대로 삭제할 수 없다. 이러한 장점 등으로 기업들은 블록체인을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실제 사용 사례가 많지 않다. ‘도입에 비해 얻는 결과가 더디게 나온다’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준비가 미흡하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여 2건의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지정했지만 규제 완화 및 정부 지원이 매우 소극적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