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트럼프노믹스에서 배워라

박종구 초당대 총장
입력일 2019-07-04 14:40 수정일 2019-07-04 14:42 발행일 2019-07-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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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초당대 총장
박종구 초당대 총장

한국 경제가 성장 절벽, 일자리 절벽으로 고전하는 반면 미국 경제는 미증유의 활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한국경제는 -0.4% 성장률로 크게 역주행 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10.8%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다. 해외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분기 해외투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실시, 과도한 규제를 피하기 위한 해외이전이다. 전형적인 해외망명형 투자다. 

미국 경제의 1분기 성장률은 0.78%이고 실업률은 3.6%로 월평균 16만 4000명씩 일자리가 생겼다. 지난 2년간 제조업에서만 46만 5000명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최근 실시된 CNN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1%가 “경제 상황이 좋다”고 응답했다. 미국 경제의 장래에 대한 낙관적 분위기가 뚜렷하다.

미국 경제의 활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용주의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감세, 규제완화, 유가 안정 등을 통해 기업 부담을 줄여 투자친화적 환경을 조성했다. 1조 5000억 달러 규모의 감세가 일등공신이다. 레이건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감세폭을 상회한다.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해외 유보 이윤을 국내에 들여올 경우 8~15.5% 저율과세한다. 사업소득세, 상속세 부담 경감을 통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높였다. 늘어난 세후 이익을 실탄삼아 대기업이 투자 확대, 배당 및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섰다. 제조업협회 서베이에 따르면 제조업자의 95%가 긍정적 전망을 보여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규제완화는 ‘트럼프식 실용주의’의 상징이다. 기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융, 환경, 노동 분야에 대한 과감한 규제혁파에 나섰다. 규제에 따른 경제손실이 연 2조 달러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려면 기존 규제 3개 폐지가 의무화되었다. 작년까지 약 1600개 규제가 철폐되거나 집행이 유보되었다. 81억 달러 상당의 예산이 절감되었다. 6000개에 달하는 은행의 대부분이 소규모 은행이다.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 제정으로 과도한 규제에 시달린 중소규모 은행의 규제를 대폭 풀었다. 대형 은행의 적격성 심사기준도 대폭 상향되었다.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의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경제에 대한 소상공인의 낙관론이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의 감세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셰일혁명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절감도 무시할 수 없다. 노스 다코다, 뉴멕시코, 텍사스의 셰일유전 개발로 가구당 1000 달러 이상의 에너지 비용이 절감되었다. 바칸, 파르미안, 이글포드 지역의 셰일오일 생산은 공정의 혁신으로 배럴당 40달러선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국은 일 1531만 배럴 생산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생산국에 올랐다. 트럼프가 거침없이 친 이스라엘 외교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강력한 오일 경쟁력 덕분이다.

한국은행은 미국 잠재성장률 상승 이유로 기업투자, 노동시장 호조, 생산성 제고를 들었다. 기업인의 야성적 충동도 성공 요인으로 본다. 경쟁, 실적, 실용으로 상징되는 트럼프노믹스의 성공 스토리는 기업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주역임을 잘 보여준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