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오늘의 사건, 오늘의 아이디어

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
입력일 2019-04-25 14:29 수정일 2019-04-25 14:30 발행일 2019-04-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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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

지난 주에 만난 한 디지털 게임 회사의 대표는 중학생을 인턴으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대학생과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행태는 알겠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학생들의 이용 패턴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끝에 아들의 친구들에게 고액 알바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수긍이 가는 생각이 아닌가.

‘옥토끼프로젝트’는 e커머스업체대표, 패션브랜드대표, 디자인회사대표, 외식업대표, 행사전문가등 5명이 10년간 공부해서 설립한 회사다.

2017년 12월 ‘요괴라면’을 만들어 온라인으로만 팔았는데 출시 한달만에 7만개를 팔았다. 식품회사가 아니고 공장이 없으며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입점하지 않고 온라인 유통으로만 이 같은 성과를 냈다. 지난달엔 ‘고잉메리’라는 편의점을 서울 종로에 냈다. 커피와 라면, 만두와 스테이크, 칵테일과 와인까지 저렴하게 파는데 직장인들이 줄을 선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대기업의 협업 요청이 이어진다고 한다.

‘오픈 갤러리’는 2013년 창업해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회사다. 이들은 그림을 빌려 준다. 인기작가의 원화그림을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작품 가격의 1~3%의 가격에 대여한다. 그림은 3개월마다 교체할 수 있다. 원래 컨설턴트였던 박의규 대표가 경영전략학회(SND)라는 대학생 동아리에서 미술 전문 큐레이터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이 인연이 되었다. 당시 친구의 전시를 보러 인사동 갤러리에 갔다가 길거리에는 사람이 넘쳐나는데 갤러리에는 사람이 없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최근에는TV가 꺼지면 화면에 그림이 전시되는 협업 아이디어도 삼성전자와 진행했다.

미국 뉴욕주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보험사 ‘레모네이드(Lemonade)’는 계약에 90초가 걸리고 보험금 지급엔 3분이 걸린다. ‘마야’와 ‘짐’이라는 인공지능로봇이 덕분이다. 마야는 채팅창에서 몇 가지 질문을 통해 고객맞춤형 보험 상품을 제시하고, 짐은 청구 고객과의 화상 채팅을 통해 목소리와 행동 패턴을 분석해 청구 허위 여부를 가려내어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인공지능 보험사 레모네이드는 투자업계의 ‘큰 손’ 손정의의 투자를 유치해서 그 가치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제고(Zego)’는 해리 프랭크(Harry Franks), 스텐 사르(Sten Saar), 스튜어트 켈리(Stuart Kelly)가 설립한 영국의 보험사인데 배달원을 위해 시간 단위로 보험을 제공한다. 우버(Uber) 등의 배달업체는 직원들의 상해 보험을 들어주지 않는다. 풀 타임 보험비용이 만만치 않은 때문이다. 제고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로 잠깐 일하는 배달원이 배달 상품의 기업에 로그온하는 순간 보험 적용을 시작한 것이다. 제고의 공동창업자인 프랭크는 배달원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생각해냈다.

지금 언급한 이들의 공통점을 상기해보라. 속도가 생명인 세상이다. 혁신 기업의 아이디어는 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종 결합이 시너지를 내어 혁신적인 파생상품을 탄생시킨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책 속에 있을 리 없다. ‘다문다독다상량(多聞多讀多商量)’, 즉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것이 지나치면 관념이나 답습이 된다. 지금 밖으로 나가 별종의 사람들을 만나라. 그 방면의 젊은 영건들이라면 더 좋다.

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