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현대차 'N' 브랜드에 거는 기대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입력일 2019-01-21 15:14 수정일 2019-01-21 15:15 발행일 2019-01-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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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현대차그룹은 작년 여러 어려움 속에 해외 시장에서는 실적이 줄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선전했다. 물론 대내외 악재는 현재진행형이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글로벌 생산량은 멕시코와 인도 등에 이어 7위 수준으로 전락할 상황이다. 고비용·저생산, 저효율·저수익의 1고 3저는 현실이 돼 국내에는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기에 정부는 노동자 친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위기대응책은 국내 시장의 선제적 안정화다.

우선 국내 시장 70% 이상 점유율(현대·기아차)을 유지하기 위해 가성비 좋은 신차를 계속해서 출시해야 한다. 올해 이미 신차를 조금씩 앞당겨 출시하기로 했고, 다양한 파생기종을 통해 다양성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여기에 세단과 SUV의 균형을 앞세운 대중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투 트랙 전략도 절실하다.

전기차 ‘코나’의 인기는 올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고, 그동안 심혈을 기울였던 수소 연료전지차 ‘넥소도 2019년 4000대가 보급될 예정이다. 다만 상당한 기대효과 속에서도 현재까지는 내연기관차를 통해 대부분의 재정적 수익을 거두고 있다. 친환경차는 아직은 상징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제시한 핵심전략이 고성능 브랜드 ‘N’이다.

약 6년 전부터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힘을 실어준 고성능 브랜드 N은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잇달아 좋은 성적을 냈다. 그 결과 유럽과 미국을 대상으로 양산형 고성능 브랜드 i30 N이 출시됐다. 지난해에 국내 시장에는 벨로스터N이 공개돼 전용 고성능 브랜드가 첫 발을 내딛었다. 벨로스터N은 입소문을 통해 꾸준히 인기가 늘면서 판매량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향후에는 쏘나타N과 아반떼N 등 더욱 다양한 모델 출시가 기대된다. 이러한 모델은 다양성과 고성능 브랜드를 통해 나만의 강점을 요구하는 소비자 트랜드도 반영할 수 있다. 전체 차종 중 비어있는 브랜드 공간을 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벤츠의 AMG나 BMW의 M 등의 사례를 비춰 볼 때 이번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출시는 첨단 기술의 메이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안착시키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요소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었다. 고성능 브랜드 N은 제네시스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기존 대중 브랜드와 차별화하고, 이용자들의 마니아적인 기질을 자극하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한 공격적인 홍보와 관련 모터스포츠 대회 참가를 통한 이미지 제고 노력도 필요하다. 튜닝 브랜드인 만큼 애프터마켓을 위한 중소기업의 튜닝 꼭지와 연계해 상생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긍정적인 이미지 확보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현대차는 아직까지도 SNS 등에서 ‘흉기차’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고 봉으로 인식한 결과다. 중소기업과의 관계를 악용했던 것도 한몫했다. 전부터 정부가 자동차 튜닝산업의 활성화에 힘써왔고, 더욱이 중소기업형 튜닝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운 만큼 현대차의 N브랜드는 미래 경쟁력 강화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