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암호화폐의 미래 '시큐리티 코인'

강길수 기자
입력일 2019-01-07 15:51 수정일 2019-01-07 15:52 발행일 2019-01-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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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용 블록체인창업연구원 대표

2009년 1월 3일 제너시스 블록의 탄생과 함께 세계 최초로 지불형 코인의 효시인 비트코인이 50개 채굴이 되면서 사토시 나카모토식 블록체인의 전설이 시작되었다.

가치를 담은 화폐인지 아닌지, 검증도 안된 채 수년간 자발적인 시장을 형성, 가격의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10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익명으로 알려진 사토시는 분산 P2P 네트워크와 암호화 기술을 이용한 합의 메카니즘으로 보안 등 이중 지불문제를 해결하여 화폐로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를 표방한 이더리움이 2세대 코인으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거래를 저장하기도 하지만 계약도 저장하면서 새로운 댑(Dapp, 탈중앙화된 어플리케이션)의 시대를 열었다.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되며 암호화폐 시가 총액에 잡히는 코인의 수는 약 2070개(2018년 12월 31일 기준)이다. 이들을 알트 코인이라고 부르고 토큰이라고 명하기도 한다. 이들은 거의 대다수가 특정 비즈니스를 위한 댑으로 탄생한 유틸리티 코인이다.

유틸리티 코인들은 대부분이 독립적인 블록체인이 존재하지 않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쉽게 발행되고 ICO(코인공개)를 통해 자금모집이 쉽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너무나 많은 토큰의 무분별한 발행으로 가격의 폭락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

이러한 폐단을 보완하는 코인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좀 더 가격 변동성에서 안전한 코인인 스테이블(Stable) 코인이 다수 출현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USD)를 기준으로 USDT로 명명된 테더(Tether)인데 이는 중앙화된 특정기관이 명목화폐인 달러를 발행된 테더만큼 보유해야 한다.

이제는 화폐의 기능에 더해 증권, 부동산, 보석 등의 세상의 모든 자산을 담을 그릇인 자산형 코인들이 또 다른 개념을 갖고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암호화폐의 불확실성 제거가 목적인 시큐리티(Security) 코인이다.

회사의 지분을 코인으로 소유하게 하고 부동산 등 자산의 가치가 코인으로 발행되어 권리를 인정받는 등 블록체인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토큰화(Tokenization)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른바 자산형 시큐리티 코인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시큐리티 코인은 규제와 직접 맞물려 있어 현재 시점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증권으로 분류돼 정부 차원의 규제도 받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7년 7월 보고서를 통해 유가 증권으로 분류되는 토큰은 규제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제 ICO 거품의 대안으로 STO(Security Token Offering)가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STO 생태계를 지원하는 서비스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시큐리티 코인 발행을 돕는 서비스부터 시큐리티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전문 거래소도 나왔다. 증권으로 분류되는 시큐리티 코인은 일반 암호화폐 거래소에선 사고팔 수 없다. 허가를 받은 거래소만 취급이 가능하다.

2018년 기나긴 하락장이 투자자를 힘들게 하였다. 이제는 새로운 가치투자가 가능한 시기가 오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생각한다면 시큐리티 코인이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철용 블록체인창업연구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