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기해년에 바라는 경제리더십

박종구 초당대 총장
입력일 2019-01-02 15:19 수정일 2019-01-02 15:20 발행일 2019-01-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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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초당대 총장

2019년은 한국 경제에 ‘격동의 한 해’가 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를 견인해 온 미국과 유럽 경제가 뒷걸음 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소리를 듣던 중국 경제도 무역전쟁과 내수 부진으로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 일본 경제 역시 답보 상태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 저고용 저투자의 ‘3저(低)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주요 경제예측 기관은 2%대 중반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정부 2.6~2.7%, 한국은행 2.7%, IMF 2.7%를 제시했다. 반면에 민간기관은 다소 낮은 2.3~2.5% 예측치를 내놓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경제전망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비관적 견해를 밝혔다. 경제성장률 저하, 가계부채 급증, 소비 부진을 가장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19 경제정책 방향’에서 경제 활력 제고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경제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규제개혁의 물코를 트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을 통해 기업활동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근무제를 보완하는데 정부는 역점을 두어야 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도 대비해야 한다.

피부에 와닿는 규제혁파가 이루어져야 한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3개 주요 산업 중 반도체, 2차 전지, 조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핀테크, 바이오 의료 등 부가가치가 높은 신산업에서 활력을 찾아야 한다. 하버드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성인교육,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를 한국 경제 재도약을 이끌 3대 산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각종 규제 장벽으로 신산업의 투자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최근 어려움을 겪는 라인과 카카오가 대표적 사례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유니콘 기업이 매주 2개씩 탄생하는 중국과 크게 대조된다. 혁신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과도한 규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노동개혁도 더 이상 구두선(口頭禪)에 그쳐서는 안된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 효율성은 73위에 그쳤다.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에서는 노동시장 순위는 53위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미국 영국 일본 독일이 예외 없이 노동시장 유연화와 신축성 있는 노사관계 구축에 성공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탄력근무제를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고 대체근무 허용 문제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직업훈련 강화, 여성 고용율 제고 등 보다 적극적 노동정책이 요청된다.

경제전쟁으로 치닿고 있는 미중 통상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20년은 갈 것으로 보았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혁신과 기술을 둘러싼 전략적 충돌의 문제로 인식하며 신냉전(新冷戰)으로 비화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24.8%(홍콩 포함시 31.6%)나 되는 대중 수출의존도를 줄이지 않으면 제2의 싸드 사태나 롯데마트 사태를 피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통적 우방에 대한 불신이 크다. 자동차 추가 관세 등 미국과의 통상분쟁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대미 통상외교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그 어느때보다 강명(剛明)한 경제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