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국민 위협 '노후 SOC' 개선 시급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입력일 2018-09-30 15:38 수정일 2018-09-30 15:43 발행일 2018-10-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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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정부가 생활 SOC 투자 확대방침을 발표한 이래, 2019년 예산중 8조7000억원을 생활 SOC 투자에 배정했다. 문화 및 관광, 도시재생 그리고 생활안전 분야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생활 SOC의 공급을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정책방향은 매우 바람직하다. 

생활 SOC 투자와 함께 이제 우리나라 SOC 시설이 가진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SOC 시설의 가장 큰 문제는 노후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용산 상가 건물 붕괴사고는 도심 내 노후 건축물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또한 서울 가산동이나 창원 시민체육관 앞 도로, 남해 고속도로 동나산나들목 입구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싱크홀은 연평균 900여건 즉, 하루 2.5회꼴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싱크홀의 상당수가 노후 상·하수관로로 인해 발생한 것들이다.

주요 SOC 시설의 노후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정책 현안이다. 전국에 소재한 도로, 터널 및 교량, 철도 및 지하철, 항만 그리고 각종 대형시설물이 속한 1, 2종 시설물 중 2015년 기준으로 2800여개 시설이 30년 이상 된 노후 시설물들이다. 또한 전국에 설치된 상수관로의 32%가 20년 이상된 노후 상수관로이고, 전국 하수관로의 40%가 20년 이상된 노후 하수관로이다.

또 전국에 소재한 산업단지 1189개소 중 20년 이상된 노후 산업단지가 무려 36%를 차지하고 있다. 주거시설의 노후화 문제는 더욱 심각하여 전국적으로 20년 이상 된 주거용건축물은 동수 기준으로 57.8%를 차지하고 있으며, 30년 이상된 주택도 36%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SOC 시설의 노후화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강원도와 충북지역의 도로 중 각각 67.3%, 63.6%가 노후도로이며, 인천시의 전체 하수관로 중 61.5%가 20년 이상 됐다. 전국에서 가장 노후 주택 비중이 높은 전남 신안군, 진도군, 강진군 등의 경우에는 30년 이상 주택이 전체의 반을 넘고 있다. 이와 같이 SOC 시설의 상당수가 노후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SOC 시설의 노후화는 지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지금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향후에는 노후 SOC 시설의 문제는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현재 1·2종 시설물 중 30년 이상된 시설물의 비중은 4.0%에 불과하지만, 2030년이 되면 37%에 이를 전망이다.

지금이라도 보다 근본적인 SOC 시설의 노후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시설물의 지속적인 안전 진단 및 성능 유지를 위하여 시설물 평가 및 관리체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노후 시설물의 성능개선 투자를 위하여 적정예산의 확보 및 투자방식, 투자우선순위 등을 명확히 법·제도화함으로써 지속적인 투자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안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크게 고조되면서 추진되어 왔던 ‘노후 인프라 관리기본법’ 제정이 현재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 못한 상황은 아쉽다. 국민들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당면 현안인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조속히 노후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법 제정이 추진되어질 필요가 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