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자

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
입력일 2018-09-16 16:27 수정일 2018-09-17 09:16 발행일 2018-09-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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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

막상 퇴직하고 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두려워하는 은퇴자들이 너무 많다. 평생을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릴 땐 부모에게 의존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직장에서는 상사의 뜻에 따라 회사인간으로 살았다.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살지 않아서 회사라는 큰 울타리가 갑자기 사라지면 두렵고,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M기계에서 20년을 근무하다 2008년 명예퇴직한 정희선씨는 그때 나이가 48세였다. 잠시 재취업하다가 아내를 설득해 평소 꿈이었던 식당을 창업했다.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 본인은 주방 일을, 아내는 서빙을 담당하였다. 설상가상으로 아내의 병으로 3년 만에 접었다. 아직 자녀들의 학업이 끝나지 않아 재취업을 결심했다. 관리자로서의 취업은 어려워, 공장 작업 등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주말을 이용해 이용사 자격증과 한국어 교원자격증도 취득하여, 틈만 나면 봉사활동도 하였다. 식당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산티아고 순례 길도 다녀왔다. 순례 길을 다녀왔다고 현실은 변한 게 없다. 하지만 행복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자신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도전, 행복, 봉사를 인생 2막의 핵심가치로 정하고, 묵묵히 성실하게 자기의 주관대로 열심히 살아간다.

정씨의 사례를 통하여 인생 2막을 설계한다.

첫째,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정씨는 퇴직 후 본인이 하고 싶었던 식당을 개업했다. 부득불 접었지만, 그때 하지 않았어도 언젠가는 했을 일이라며 후회하지 않는다. 체면과 권위의식을 버리고 재취업을 하였고, 주말을 이용하여 봉사활동까지 한다. 본인의 로망이었던 산티아고도 다녀왔다. 가족들의 지지를 받으며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다.

둘째, 시간 관리로 행복을 추구한다. 퇴직 후에는 돈 벌기가 쉽지 않다. 높은 급여를 기대할 수도 없다. 수입을 확대하기보다는 지출관리를 잘해야 한다. 정씨는 덜 쓰고, 덜 먹고, 더 보고, 더 다닌다는 ‘덜덜더더’ 전략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지출을 줄이고, 욕망보다는 취미 혹은 봉사 활동 등 시간을 잘 활용함으로써 삶의 보람과 행복을 추구한다.

셋째, 꿈과 강한 신념으로 무장한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도보 여행가라는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사오정 아빠의 국토 종단기’, ‘중년의 꿈 산티아고에 서다’라는 두 권의 책도 출간하였다. 한반도 해안 일주, DMZ 국토횡단 등 버킷리스트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를 명심하고, 체면이나 타인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주변에선 찬사를 보낸다. 좋은 일자리라도 알선해 주고파 안달을 한다.

마지막으로, 감사와 봉사하는 자세로 살아간다. 식당 일이나, 전동 지게차 작업을 해도 항상 일할 기회를 가진 것에 감사한다. 주말엔 봉사활동과 새로운 학습으로 여념이 없다.

정씨처럼 조기에 퇴직하여 자녀의 학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경우에는, 먼저 본인의 재무상황에 맞게 생활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인생 2막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이 정한 삶의 가치관에 따라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행복 할 수 있다.

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