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임금피크제 기간에 새직업 준비를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입력일 2018-07-15 15:50 수정일 2018-07-15 15:51 발행일 2018-07-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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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KB국민은행에서 33년간 근무한 김도영씨는 55세가 된 2014년, 임금피크 직원으로 전환됐다. 임금피크는 급여를 대폭 낮추는 대신 60세까지 근무가 보장된다. 김씨는 다급함을 실감하고, 이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먼저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느껴 생애설계, 법정관리인, 빅데이터, 경력개발, 구직기술, 진로코칭 등 750여 시간이 넘는 교육을 받았다. 컨설팅 관련 석사학위와 경영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블로그, 카페 등 SNS를 통하여 전직지원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을 홍보하였다. 2016년 7월 희망퇴직을 하였는데, 때 마침 국민은행에서 퇴직 예정자를 위한 경력컨설팅센터를 개설하였다. 그 운영을 맡을 센터장이 필요하게 되어, 적격자로 선정이 되었다. 퇴직 3개월 만에 재입사하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자신의 근황을 대내외에 잘 알린 결과였다.

김도영씨의 사례를 통하여 재취업을 위하여 사전에 준비할 사항을 정리해 보자.

첫째, 퇴직 3~5년 전부터 미리 설계하고 준비한다. 퇴직이 임박할수록 마음이 초조하여 체계적으로 준비가 불가하다, 제2의 직업으로 만들기까지 최소한 5년 이상의 숙달 기간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에도 액티브시니어 콘텐츠 선정에 2년, 시범 운영과 학습에 3년 이상이 소요되어, 5년이 지나서야 겨우 걸음마를 뗄 수 있었다. 백세시대엔 평생 2~3개의 직업전환이 필요해서 빨리 시작할수록 유리하다. 김씨의 경우 늦었지만 그래도 임금피크 기간을 잘 활용하여 적시에 안타를 날릴 수 있었다.

둘째, 갑옷을 벗고 눈높이를 낮추어야 한다. 자기의 주변 환경과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첫 직장의 화려했던 갑옷과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두 번째 직업을 찾을 때는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이나 재능을 연계해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게 좋다. 수입은 적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행복지수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첨엔 망설였지만, 체면을 버리고 눈높이를 낮췄다. 사내강사 경력을 활용하여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였다.

셋째, 자기계발을 시작한다. 방전된 배터리로는 자동차의 시동을 걸 수 없다. 김씨는 2년 동안 다양한 교육을 수강하며 역량을 강화하였다. 향후 1인 기업가로 독립하기 위하여 방송통신대학에서 평생학습 관련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노사발전재단과 서울시 50+캠퍼스에도 등록하여 네트워크와 경력도 꾸준히 쌓고 있다, 은퇴(re-tire)시에는 헌 타이어를 새 타이어로 갈아 끼우고 출발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멘토를 선정하라. 김씨는 초반엔 두렵고, 무분별한 정보로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한다. 노사발전재단의 생애설계 교육을 통해서 비로소 진로 탐색을 위한 자기분석을 하였고, 전문가 조언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은퇴 후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그 길을 먼저 간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멘토를 통하여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전직지원전문가의 직업을 안내받았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주로 후반전에 골이 많이 터졌다. 한국 대표팀은 세계 최강 독일을 추가 시간에 무려 2골이나 넣어 이변을 기록하였다. 체력이 바닥 난 상태라 역습의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인생 2막에서도 마찬가지다. 퇴직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비법은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며, 준비된 사람에게만 기회가 찾아온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