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더이상 없이 살던 한국 아니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입력일 2018-06-12 15:28 수정일 2018-06-12 15:29 발행일 2018-06-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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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엊그제 귀국했다. 호치민이란 강인하고 청렴한 국부(國父)를 둔 그들이 부럽다. 그들은 세 차례 인도차이나 전쟁을 통해 프랑스, 미국, 중국과 전쟁을 해 모두 이겨내고 독립국가를 이뤘다. 그 후 도이모이(DoiMoi) 정책으로 개혁·개방하면서 경제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기업들과의 협력도 역동적이다. 

사실 한국인들은 지난 100년간 한(恨) 많은 세월을 보냈다.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배고픈 한(恨)이다. 먹고 사는 게 힘들었다. 이제 한국은 굶주림을 극복해 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했고 1인당 GDP는 3만 달러를 넘었기 때문이다.

둘째, 헐벗은 한(恨)이 있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옷도 운동화도 제일 잘 만드는 나라가 됐다. 누구든지 원하는 옷을 싸게 사서 즐길 수 있게 됐다. 한을 풀었다.

셋째, 집 없는 한(恨)이 컸다. 세로 전전하며 고생하며 서러웠기 때문이다. 이제 아파트도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나라가 됐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잘하는 일이다. 적절한 아파트 가격과 적정한 전세, 월세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앞으로 전망을 해 보면, 아파트 가격은 전반적으로 내릴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 연구원(KIEP)이 서울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버블 경고하고 나섰다. 다음으로, 소형아파트가 인기다. 더군다나 2030세대들이 등장하면서 60m이하의 가성비와 가심비가 뛰어난 실속형 아파트가 인기라고 한다. 직주접근현상(職住接近現象)이 점점 두드러질 것이다. 삶의 질을 위해 출퇴근으로 장시간 골탕먹기 싫어한다. 광화문과 여의도 사이의 약 4000세대 대단지인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가격이 솟구치는 이유다. 강남 남부에 있는 아파트는 직주접근성으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강점이라는 학군과 학원환경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용산에서 미군이 떠난다. 그 자리는 큰 공원이 될 것이라 한다. 지난 세월 100년이 넘게 청나라군, 일본군, 미군이 차례로 서울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제 새롭게 서울의 가치가 재편될 것이다.

넷째, 못 배운 한(恨)이 컸다. 교육은 신분상승의 길이었다. 그래서 자식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고등교육, 대학공부까지 시켰다. OECD국가의 경우 고교졸업생 40% 정도가 대학에 진학한다. 한국은 70%가 대학에 간다. 실업자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섯째, 외교주권과 안보주권이 없거나 미흡해서 한(恨)이 컸다. 1905년 가쓰라·태프트밀약 이후 을사늑약으로 대한민국은 외교권을 빼앗겼다. 1950년 1월 미국 애치슨 국무장관의 애치슨라인에 한국을 빼버려 6·25가 터졌다. 1970년대 초 미국 닉슨대통령과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와 가진 비밀회담에서 한국에서 미군철수시 일본군 주둔 상황도 거론됐다.

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시작됐다. ‘한국패싱’은 결코 일어나선 안된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