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천재 원숭이와 AI 스피커의 공통점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입력일 2018-05-29 14:54 수정일 2018-05-29 14:59 발행일 2018-05-30 23면
인쇄아이콘
20180429010010791_1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알버트 아인슈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마르크스. 이들은 현대 과학의 선구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과학적 사회주의 창시자로 이름을 높였던 천재들인 동시에 유대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유대인들의 파워는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창업주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미국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등 전 영역에 걸쳐있는 유대인들의 파워는 심히 놀라울 정도다.

유대인의 진짜 성공비결은 그들의 독특한 교육법 즉 전인교육에 있다. 유대인들은 전인교육을 실제로 일상생활의 규범으로 실천하고 있다. 여기에 종교적 열정이 더해지면서 강제성이 부여된다는 부가적 특성도 자리하고 있다.

특히 유대인의 교육에는 밥 먹듯 질문하는 습관이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100명의 학생에게 1개의 획일적인 정답을 요구한다면 유대인의 교육은 다양한 질문을 통해 100명의 학생에게 100개의 생각을 격려하는 교육방법을 택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0.25% 유대인이 노벨상의 30%를 수상하게 된 교육의 비결은 바로 자신만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고 이를 격려하는 유대인의 교육방법 즉 질문에서 비롯됐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 언어연구소에는 천재 원숭이로 불리는 ‘칸지’가 있다. 칸지가 범상치 않은 원숭이임을 연구진이 알아차린 건 칸지가 생후 9개월 때 스스로 언어를 깨우쳤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서였다. 칸지는 한번도 훈련을 받지 않았고 어미가 훈련을 받는 동안 그에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칸지는 웬만한 그림문자를 파악한다. 이후 칸지는 그림문자를 통해 200개가 넘는 단어를 익혔고 그에 따라 의사소통을 했다. 이를테면 먹을 것을 달라거나 문 여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면 그 말을 알아듣고 지시를 따를 줄도 알았다. 이러한 의사소통을 통해 600가지가 넘는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보였다.

이런 믿을 수 없는 능력을 보여준 칸지가 아직까지 보여주지 않은 게 하나 있다. 바로 ‘Why’라고 질문하는 능력이다. 인간이 뜻하는 바를 인지하고 행동할 수는 있어도 근본에 대한 질문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요즘 아마존, 애플, 구글 등에서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동일하다.

AI 스피커는 인간의 모든 물음에 대답한다. 그러나 왜 그런 질문을 하지는 묻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이 칸지와 AI 스피커의 동일한 점이지만 인간과 칸지 그리고 AI스피커와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인간이 칸지나 AI 스피커가 아니고자 한다면 질문을 해야 한다. 당위성에 빠져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칸지와 AI 스피커와 다를 것이 없다.

세계 4대 성인 중 한 사람인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탁월함을 가장 훌륭하게 드러내는 방식은 자신과 타인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는 ‘Why’라는 질문을 활용할 줄 아는 대가였다. 강의와 훈계 대신 사고를 자극하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제자를 가르쳤다. 오늘날 하버드대를 비롯한 전 세계 수많은 대학에서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을 가르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