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적폐청산과 개구리 요리

김우일 대우M&A 대표
입력일 2018-05-21 06:00 수정일 2018-05-21 06:00 발행일 2018-05-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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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일
김우일 대우M&A 대표

과거 정부가 저질러 놓은 무분별한 국가정책과 부패비리사례가 하나 둘 드러나면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문재인정부는 과거지향을 탓하는 일부의 따가운 비판을 받아가면서도 적폐청산에 열심이다.

국가, 기업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조직에 가장 무서운 암세포가 바로 부패와 비리의 만연이다.

이는 이슬비에 옷이 젖듯이 조직스스로 인식못한채 서서히 죽게만드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암조직과 다름없다.

암조직은 내부의 잘못된 습관과 자극에 의해 정상조직이 스스로 변화된 조직으로 또 다른 세포이다. 정상조직을 서서히 은밀하게 파괴해 들어가는 침식자이기에 처음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말기가 되어야 증상을 나타내는 침묵의 살인자이다.

프랑스에 유명한 ‘삶은 개구리’ 요리가 있다.

손님이 있는 식탁 위에서 개구리를 산채로 조리 하는 것이다. 이때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개구리가 펄쩍 튀어나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물을 부어둔다. 그러면 개구리는 아주 기분 좋은 듯이 가만히 있다. 이때부터 점점 물을 더 가열하면 개구리는 자기가 삶아지고있다는 것도 모른채 기분좋게 서서히 죽어간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이 정도면 편안하다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지금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그럭저럭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당장 눈앞의 쾌락과 황금에 눈이 어두워 부패비리에 첫손을 대면 첫술에 참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가진다.

첫술에 뜨는 부패와 비리의 쾌감에 신경이 중독되면 끊을수 없는 유혹에 넘어가기 십상이다. 아편과 같다. 처음에는 이것이 독약인지도 모른다. 그냥 쾌락만능에 빠져 기분 좋게 있다가 부패와 비리가 만연되면 종국에는 모래탑 무너지듯이 국가, 기업조직이 붕괴돼버리는 것이다.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국가패망의 뒤안길에는 꼭 부패와 비리라는 암세포가 만연해 펴져있었기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고대의 로마제국, 중국 통일진나라, 통일 신라, 근대의 조선, 중국 국민당 정부 등도 모두가 부패와 비리에 의해 무너졌다.

작금의 우리나라는 경제, 안보, 사회, 생활이라는 4대 큰 흐름에서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 이 4대 시스템에 장애가 생긴것은 과거 정권이 만들어낸 만연된 부패와 비리와 그 후유증에 따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상류층 튄 흙탕물은 금새 아래 시냇물도 흙탕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 4대위기를 극복하는 지름길은 다름아닌 그 원인인 부패와 비리를 가능하게하는 시스템을 제거하는 것이다. 원인을 제거하면 서서히 모든 흐름이 안정된다.

이 4가지 흐름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 연결되어 흐르기에 막혀있는 부패·비리의 덩어리를 제거하면 깨끗한 상호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것 없이 미래의 물줄기를 깨끗하게 할 수가 없다.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연구하며 기업의 멸망원인을 통계로 내 분석해본 적이 있다.

수많은 기업이 명멸하며 전문가는 수많은 원인을 거론한다.

첫째, 시장변화에 대한 유연성부족, 둘째 기술취약, 셋째 경쟁사의 공격, 넷째 무리한 투자, 다섯째 경영자의 자질부족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는 한다. 물론 기업의 멸망은 한가지의 원인에 기인하기보다는 복합적인 여러 원인이 승수효과를 낸다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기업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수많은 표면적 원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이 내재한다고 본다. 경험해보면 무너진 기업은 대부분 다음 수순을 밟고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오래 동안의 내재된 은밀한 부패·비리 온상위에 갑작스런 경영의 외부환경변화가 덧칠해진 것이다. 오래 동안의 부패·비리시스템이 자리해온 조직은 갑작스런 경영변화에 적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우일 대우M&A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