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분석-테크핀 ①] 금융업, 금융→기술로 무게중심 이동

최재영 기자
입력일 2018-04-15 12:00 수정일 2018-04-15 10:54 발행일 2018-04-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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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이후 금융권 최대 화두는 핀테크였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서비스에 IT기술이 접목한 것을 말한다. 핀테크의 대두와 함께 국내 금융시장에는 간편송금과 비대면 거래 등이 자리잡았고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하기도 했다.

핀테크가 자리잡으면서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테크핀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테크핀이란 기술과 금융의 합성어임은 동일하지만, 금융보다는 기술에 방점이 찍혀있다. 금융산업의 무게중심이 기술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흐름은 금융권이 내놓는 서비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금융권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챗봇은 이같은 흐름의 대표적인 서비스다. 챗봇과 같은 서비스에는 금융보다는 IT기술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중론이다.

나아가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금융 스타트업들도 금융보다는 IT기술에 역량을 모은 모습이다. 적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 주요 경영진이 IT기술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점은 이를 방증한다.

기존의 금융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사들은 공개채용 시 IT인력의 채용 비중을 대폭 늘림은 물론, IT 전문가를 우대하는 모습이다. 상경계의 대표적인 취업시장이었던 금융권이 IT까지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핀테크가 대두됨에 따라 금융사들도 연이어 기술 확보가 금융사의 최대 과제가 됐고 인력 구조 역시 이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금융 업무 상당 부분이 IT기술에 접목될 경우 시너지가 높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기술이 금융산업의 무게중심에 다가섬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정보유출 등으로 야기되는 금융사고, 일자리 감소 등이 대표적이다. 당장 비대면 거래의 가속화로 금융권의 필요인력이 감소해 소위 ‘짐 싸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다른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금융서비스는 좀 더 편하게 가능해지지만 이에 따른 금융사고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아울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금융권의 일자리는 더욱 감소해, 중장년층의 퇴직이 가속화 하는 점도 부작용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