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2017년과는 다를 2018년 한국경제

박종구 초당대 총장
입력일 2018-01-07 15:11 수정일 2018-01-07 15:12 발행일 2018-01-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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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초당대 총장

2018년 한국경제는 한결 밝아진 모습이다. 잿빛 전망으로 가득 찼던 2017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3%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를 살펴보자. 한국개발연구원은 3% 전후의 성장률을 기대한다. 산업연구원은 2.9~3% 성장률을 내놓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3% 내외를 전망하고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의 전망치도 대동소이하다. 영국의 바클레이스와 미국의 골드만삭스가 각각 3.1% 전망치를 내놓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스위스 UBS는 3.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또한 7번째 30-50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하는 7번째 나라가 될 전망이다.

2년 연속 3%대 성장률은 2010-2011년 이후 최초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심화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중대 변수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한국의 자동차, 철강 산업의 불공정 경쟁 관행을 비판한 바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과 맞물려 통상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도 우리 경제를 견인한 것은 반도체 수출이었다. 금년에도 반도체의 나홀로 호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작년의 57%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반도체 굴기 전략에 따라 현재 20%인 자급률을 6년 후 70%까지 끌어올릴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중 간 기술격차가 1년으로 줄어들었다. 유무선 네트워크는 0.2년,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서비스는 0.3년에 불과하다. 중국과의 기술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16.4%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올 것이다. 시급이 7530원으로 오름에 따라 편의점은 알바생을 줄이고 주유소는 셀프 주유로 바꾸고 숙박업체는 정규 인력을 줄이고 있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사회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최저임금 제도만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주당 68시간→52시간)이 도입될 경우 근로자 30인 이하의 영세업체는 벼랑 끝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특별연장근로제도’와 같은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자리 창출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금년 일자리는 32만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25-29세 청년층 11만명이 고용시장에 진입한다. 지난 11월 청년실업률은 9.2%, 체감실업률은 21.4%로 동월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2016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 통계’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졸업자 취업률이 4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66%에서 2016년 64.3%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이 4%인 반면 최저임금 인상율률 16.4%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창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위한 노동개혁이 시급하다. 기업의 기를 살려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것이 정답이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